Fantasy

Jim Butcher, Storm Front / Penguin books (Dresden Files #1) 드레스덴 파일즈#1

kauket 2007. 12. 17. 13:36
마법살인

짐 버처 지음, 박영원 옮김 / 두드림
나의 점수 : ★★★

번역본이 아니라 원서를 읽었음




왜냐하면 우리말 번역본 표지가 너무 무시무시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원서가 조금 더 싸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표지가 훨씬 더 예쁘다. 번역본 표지를 한번 보자. '마법살인'이라는 촌스런 글씨(황갈색으로 그라데이션을 넣어서 색깔이 마치 ㄸ** 같은데다가 갈라짐까지 있어 너무너무 강조되고 있다)가 가득 들어가있는 데다가, 저 성의없는 하늘과 엄청난 파란색은 또 얼마나 부끄러운지. 저런 책은 절대 받자마자 종이로 싸야 마음이 좀 편안해 지는데, 우리나라 책들은 판형이 크기 때문에 A4용지로 쌀 수 없다. 편리하지 않다. 이런 디자인은 구매 욕구를 팍팍 떨어뜨린다. 저런 건 파워포인트로 프레젠테이션 할 때나 쓰고.

그래서, 정말로, 표지 때문에 안 샀다. 미안한 얘기지만 저런 표지를 보면 번역이 괜찮을까 의심스럽다.

(여기서 결론에 이르는 사고 과정 소개 : 표지가 구리다-> 전문 디자이너를 쓰지 않았다 -> 디자이너에게 돈을 안썼다면 번역자에게는 과연 제대로 번역료를 주었을까 의심-> 싸게 번역하면 아무래도 질이 떨어질 수 있다 -> 번역이 나쁜 소설은 읽기 괴로우므로 그걸 감수하고 사서 볼수는 없다)


(그래서, Stormfront 의 정면샷. 주말 내 괴롭히면서 읽었기 때문에 상태가 좋지 않다.)


교*문고에서 검색해보니 원서가 '있었다'. 해외주문이 아니라 이미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거였다. 덕분에  빨리 도착해서 좋았다.서점에 가서 번역이 어떤 지 조금이라도 읽어서 판단할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온라인 주문이 훨씬 편해서 서점에 가는 게 귀찮다.

굉장히 쉬운 편이라(대중 소설이 그렇지 뭐) 슬슬 읽는데 이틀 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다지 두껍지도 않고 글씨도 크다. 한 챕터가 짧기 때문에 리듬 조절해가면서 영어 해석 공부를 하고 싶은 사람은 쉽게 읽을 만한 레벨인 것 같다.  

Harry Dresden, Wizard 란 문패를 달고 탐정사무실을 운영하는 해리 드레스덴, 시카고 전화번호부 옐로우 페이지 '마법사' 란에 있는 유일한 마법사다.

... 그런데 시작은 전형적인 하드보일드 탐정물 같고, 사실 마법사라는 것만 빼면 하드보일드 탐정 맞다.
늘 사무실 임대료는 밀려있고, 여자친구는 없고, 어쩌다 의뢰가 오면 필사적으로 잡아야 하며 무서운 일이 있어도 절대 무서운 티를 안내며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려고 한 권 내내 고군분투한다.

 설정 중에서 자세히 설명을 안 하고 있는 부분이 많은데(주인공 해리의 과거라던가, White Concil 이라는 마법사 장로회 같은 것이 정체라던가) 시리즈 물로 나가려고 작정하고 그런 건지, 그냥 1권에 쓰기 싫었던 건지 판단이 좀 안 되는 면이 있다.
해리가 예전에 마법으로 살인을 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한 번만 더 마법의 규칙을 어기면 바로 죽는 판결이 내려진 상태인지라 마법도 함부로 못 쓰고 있다. 그런데 설정 상이나 스토리 상 마법을 써야 할 때는 잘만 쓰던데, 그럴 때는 감시인이 안 나오더라..음.. 주인공은 멋있어야 하니까?

 거의 챕터마다 곤란한 일을 당하고 있기 때문에 '주인공 괴롭히기'는 확실하다. 세상에, 마지막 부분에 가면 파란만장한 주말을 보내면서 죽을 경지에 이르니까 이 주인공씨, '배고파 죽겠다'고 고백한다. 생각해보니 금요일부터 아무 것도 못 먹었다나.
너무 불쌍했다. 흑 . 주말에 더블 데이트 약속을 잡아놓고 데몬 퇴치하느라 밤새서 그렇지... 그래도 꿋꿋해요.

 시리즈 나중 권도 좀 읽고 싶기도 하지만.... 꽤 재밌게 읽기 했는데 그렇게 막 땡기진 않는 정도.
 드라마가 좀 궁금해졌다. 나중에 한 번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