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데어데블

kauket 2007. 12. 28. 09:42
  
어제(오늘?) 괜히 메가패스 사이트에서 영화를 보기 시작해서 새벽까지 다 보고말았다. 작은 화면으로 보느라고 눈 빠질 뻔 했다. 예전에 데어데블 DVD를 빌려서 보려고 했는데 15분을 못 넘기고 말았다. 이번에는 그 15분을 뛰어넘어서 보니까 20분이 지나니까 액션이 나오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액션이 의외로 볼 만했다. -_-; DVD 화질이 더 좋은 데 DVD로 좀 참고 볼걸...하는 생각은 지금이나 하고 있고, 꽤 재밌게 봤다. (아 침침해.)

벤 애플렉을 보는 내내 눈이 즐거웠고(다른 영화에서 별로 본 적이 없어서) 콜린 파렐이 악역으로 나와서 헉 놀라버렸다. 배우 같은 거 체크 안 하고 보기 시작해서.
일렉트라는 너무 말라서 얼굴이 쑥 들어가 나이가 좀 많아 보여서 그렇지만 몸매는 길쭉하고 날씬해서 멋졌다. 가슴도 매우 강조해주고. 근데 왠지 단역같다.
원작 내용은 잘 모르지만 일렉트라는 고정멤버 아닌가? 뭐 죽여도 안 죽을 것 같지만 캐릭터 호감도는 별로. 부자집 아가씨가 액션영웅놀이를 하는 것 같다. 브루스 웨인처럼 취미 생활이라면 그렇다고 봐줄 수도 있겠지만, 이 아가씨는 적어도 영화상에서는 오로지 DD에게 복수하겠다고 나서는 장면 밖에 없기 때문에.



괜히 모래주머니를 터뜨리며 화풀이하는 일렉트라.
저 장면을 보면서, 저 모래는 나중에 누가 다 치우지? 라는 엉뚱한 걱정을 하다가 하인들이나 전용 청소부가 치워주겠지...하는 생각이 들면서 혼자 삐죽대고 말았다. 모래주머니가 천정에서 떨어지는 타이밍이 훌륭하던데, 누가 천정에 올라가서 던져주는 거 아냐? 역시 취미생활은 자금력이 받춰줘야 즐길 수 있다니까.
(이 장면에서 나오던 음악은 Evanescence의 Bring Me to Life)


콜린 파렐도 미친 놈 연기는 잘 하는데, 캐릭터 자체가 좀 별로.... 아니 영화 상에서 킹핀 자체가 좀 별로.... 설득력도 없고 그다지 카리스마도 없고, 어디 뉴욕에 돈만 아는 조직 폭력배 두목이 그 사람 하나밖에 없겠냐구. 악당들이 득시글 할텐데.
그리고 저 기자, 어떻게 된 게 DD 정체는 금방 알아채고 마는데... 영화에서 그다지 정체 같은 거 신경쓰고 있지 않기 때문에 긴장감 같은 거 없다. 하여간 저 기자아저씨도 초능력자일거다.

물론 영화에서는 말도 안되는 것 투성이다. 장님이라면서 저런 착 달라붙는 뻘건 가죽옷(영화에서는 장식이 더 붙어있다)을 어떻게 만든 걸까? 주문한 거면 누군가 저런 말도 안되는 코스튬 의상을 만들었다는 건데, 이상하다는 생각은 안 했을까? 주문받은 사람은 알지 않을까. 아니면 가명으로? 핸디캡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평범한 고객은 아닐 텐데... 소문이 날 텐데, 그런 식이면 뭐하러 가면을 쓰고 다니나 싶다.그것도 아니면 설마 장님이 바느질을? 만화로는 더 설명이 있겠지만, 영화만 본 사람은 참 궁금하다.

그리고 NYPD도 수퍼 히어로로 이루어진 모양이다. 일렉트라와 DD가 싸우고, 불스아이가 또 덤빌 때 상황 종료되고 나타나는 경찰 헬리콥터는 또 뭐냐.... 어떻게 찾은 거야 대체. 얘네들은 지붕을 마구 뛰어넘으면서 싸우는데?

누군가 지붕에서 뛰어다니면서 쿵쿵거린다고 신고했을지도.

게다가 스왓팀을 맘대로 부리는 경찰 형사? 담당자? 직책도 불분명한 그 사람도 왠지 대단. 그렇게 쉬운 건 아닐텐데, 도시 전설에 등장하는 뻘건 악마를 잡겠다고 기동대를 움직일 수 있는 그 사람도 분명 보통 인간은 아니다.

아, 쓰고 나니 역시 불평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보는 게 꽤 재미있었다.

<보너스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