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만 쓰는 일기

완전 잡기.

kauket 2008. 12. 2. 17:53
1. 11월 마지막 포스트를 쓰려다가 실패했다. 결국 매달 일정량만 유지하고 있는 것도 재주가 되버린 듯.

2. 생일선물로 받은 것들. 너무너무 좋아하는 잡다한 문구류라 행복해하면서 쓰고 있다.


왠지 예전부터 갖고 싶었던 파버카스텔 연필깎이. 사실 연필깎는게 당당하게 취미인지라 연필깎이는 필요없지만 저런 도구는 왠지 로망. 동생들이 다들 뭐에 쓰냐며 의아해하길래 아이라이너를 칼로 깎으면 엉망이 되어서 꼭 필요하다고 설명해주었다.  

옆에 있는 그립 연필은 예전에 사놓았던 거다. 연필깎이와 세트 무늬길래 같이 놓고 찍었음.

그리고 트리..? 어쩌고 펜은 4800원이나 하는 물건. 역시 괜히 갖고 싶어하다가 친구가 선물로 사준다길래 얼른 골랐다. 파란색은 잘 안쓰는데 이 펜색은 예쁘다. 며칠 동안 잘 들고 다니면서 쓰고 있다. 단점이라면 수성이라는 것.

컬러풀한 스테플러 10호침도 괜히 탐내던 물건. 조그만 스테플러를 들고다니면서 쓰고 결심했기 때문에(별로 쓰지 않고 있긴 하다)
전부터 사려고 마음먹고 있었다. 언제 다 쓰려나. 스테플러 침을 모으는 것도 컬렉션이 되어가고 있어..

좀 가느다란 네임펜은 마스킹테이프에 낙서할 용도.

2. 막내가 구운 생일축하용 사과파이.


이 정도면 예술이라능. 어떻게 집에서 파이를 만들 수 있지? 하고 경악하는 단계는 지났지만 여전히 내 눈을 믿을 수가 없다.
덕분에 밖에서 파이를 못 사먹는다.

3. 확 질러버린 원서 진도가 안 나가고 있다.

정체는 이것이었으나...(이 사진은 하드커버판이고 지른 건 페이퍼북.)

작년에 출간된 판타지 소설이, 아마존 독자리뷰가 390개가 넘고 (하루에 하나꼴로 달린다는 계산) 처녀작인 주제에 페이페북 표지가 두번 바뀌어서 출간된데다가 하드커버판도 나오고, 시리즈 두 번째 권이 나온 줄 알고 주문하려 했으나 사실은 하드커버판을 예약받고 있다는 사실에 고무되어 얼릉 주문했는데!!

어머나 세상에 이게 뭔 ...!

.....

재미없지는 않다. 배경 묘사도 알기 쉽고 문체도 그냥 괜찮다.

그런데 살다살다 이런 양키 판타지를 볼줄은 몰랐다. 우리나라에서 글빨 되는 통신 판타지 작가들이 작품을 영어로 잘 번역해서 세계로 진출해 이름을 드높이기를 간절히 바라게 될 줄은 몰랐다. 누가  제발 좀 해주세요.
이거 읽다가 뒤집어지고 결국 이 주일째 손 놓고 있다고.  다 읽으면 환상의 리뷰를 올리겠다고 맹렬한 키보드질을 할 것 같으니 누가 나 좀 말려주세요.  외제 판타지를 너무 봐서 이런 건 적응이 안 돼...!

C.S Friedman의 'Coldfire Trilogy' 가 판타지의 탈을 쓴 BL 동인물이고 '트와이라잇'이 뱀파이어물의 탈을 쓴 순정판 '꽃보다 남자'급 도끼녀가 등장하는 인터넷 소설이면 이건 먼치킨급 능력을 지닌 마법사이자 전사이자 천재가 고독하게 자신의 과거를 1인칭으로 씹는 라이트노벨이다.  끝까지 읽어도 되는 걸까? 무서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