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uter

몇년만에 포맷 삽질인지.

kauket 2009. 12. 4. 01:17
1TB 하드가 도착한지 일주일이 넘었지만 손대기 싫어서 포장도 안 뜯었다가 오늘, 아니 어제 손대고 말았다.
계기는 어제 뜬 C:에 100MB 남았다는 경고 메시지였다.


.....

오랫만에 미친 짓 제대로 했다는 생각이 든다. 5시간이 지났는데 운영체제 하나 못 깔았다. $%^@$.

삽질 단계 기록. 이렇게 적어놓으면 몇 년안에는 또 안 하겠지?!??

1. 저녁먹고 새 하드를 달려고 컴터 분해를 결심.

2. 엄청나게 꼬인 전원선들 때문에 푸는 데 한참 걸림. 전원선들의 정글에 걸려 랜선이 단선이라 조금 삽질하고 랜선을 모조리 뽑아버림.
동생들에게 항의 들어옴. (미안하다 AP 전원도 뽑아버렸다.)

3. 분해하고 SATA2 하드를 달았다가 지금 달려있는 파워는 SATA용 전원단자가 달랑 2개라는 걸 알았음.(어딘가 젠더가 있긴 하지만 생각이 안 나서) 하나는 이미 DVD롬이 사용중인데 간격이 너무 멀어서 결국 ODD와 HDD들을 모조리 뽑기 시작함.

4. 3.5인치 플로피를 뽑는데 걸려서 전원과 램을 하나씩 제거.

5. 인식 불능나서 방치해둔 40GB 삼성하드 제거.

6. 다시 달기 시작. ODD 위치가 바뀌었다.

7. ODD에 달려있던 SATA 단자가 깨졌음. SATA 단자는 너무 약해 보여서 맘에 안들었다. 사실 그래서 여태 안 쓴 거였는데 정말로 깨질 줄은 몰랐다.

8. 결국 SATA 연결선을 발굴해냄.

9. HDD와 ODD를 다 달고 케이스와 선 정리를 시도하는데... 전면에 빈 구멍에 들어갈 케이스 뚜껑이 안 맞네..(잘 썼는데 왜 안맞는지 수수께끼) 다른 케이스거 찾아서 끼우다가 부러뜨려먹음. 아하하.

10. 대충 테이핑으로 구멍을 메꾸고 분리해둔 파워단자와 램 꽂기 시작. 오래 걸린다.

11. 전원을 켜보니 부팅이 안 되네. 보나마나 램이 제대로 안 꽂힌 거다. 한번에 제대로 끼운 적이 없다니까.

12. 파워도 시원찮게 꽂혀서 고민하다가 부팅되면 내비두기로 하고, 방치해둔 팬 전원 연결하려다가 바보같이 선을 태워먹음. 전에는 대충 되었던 거 같은데.

13. 어쨌든 부팅해보니 새 하드는 인식을 안한다. BIOS에서는 잡히는 걸 다 확인했는데. 설치 시디로 포맷을 하기로 결심하고 전에 구워놓은 WIN7 CD를 넣었으나.

14. 부트 파일도 같이 구웠는데 왜 부팅시디로 인식을 안하니. 64bit 버전을 구입해서 바로  업그레이드는 안된단 말이다.

15. XP 시디를 찾는데 안 보여서 한차례 뒤집었다.

16. 결국 못 찾고 삼성 복구 CD인 XP Home edition 시디로 시도해봄.

17. 부팅시디를 넣은 후 바이러스 메시지가 뜨는 것을 태어나서 처음으로 목격. 이야 운영체제도 없는데 부팅시디로 설치파일만 로드한 다음에 VIRUS detected가 메시지가 보여서 Y를 클릭해봤더니 파란 화면이 뜬다~!! 생애 처음 소중한 경험을 하였다. 빌어먹을 삼성 시디는 뽀개버렸다.

18. Windows 서버 2000버전으로 SATA2 하드가 인식되는지 시험해보았다. 잘만 되네. 시험삼아 파티션 몇개 나눠보고 2000을 설치하다가 관둠.

19. 멀티 부팅 메시지가 뜨는 건 좋은데 걍 놔두었던  XP로는 부팅이 안 됨. 한자가 섞여있는 부팅에러메시지도 보고 말았다. 설치하다 말면, 한자도 뜨는구나.

20. 막내가 XP 시디를 찾아주었다.

21. 포맷 후에 다운받았던 Win7 설치파일들을 찾기 시작.

22. 아직도 Win7은 설치가 완료되지 않음. 좀, 느리다?!?

23. 오늘 놋북을 안 들고 왔으면 머리 쥐어 뜯다가 끝났을 듯.

p.s. 이제까지 쓰던 주  하드디스크를 보니 120GB였다. 이거 살 때는 다 채우려면 한참 걸릴 줄 알았는데.
요즘은 게임디스크도 DVD로 나오니 원. 그리고, 구입연도가 2004년이어서 더 놀라버렸다. 그럼 그 동안 거의 포맷을 안하고 썼단 얘긴데. (처음에 파티션 비율 잡았던 기억이 생생한데?!! 별로 포맷한 기억이 없어서.) XP는 쓸만한 운영체제였구나 싶다. 98이었으면 벌써 수십번을 갈아엎었을 텐데. 그러고보니 2000도 꽤 오래 쓴 것 같기도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