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만 쓰는 일기

'불신지옥', '명탐정 홈즈걸의 책장', '폴링엔젤', 등등...

kauket 2010. 2. 21. 22:15
...을 봤다. 어제-오늘 본 건데 그 이전에 본 건 생각 하나도 안 남.

1. '불신지옥'은 메가패스 홈에, 아니지 쿡이던가 홈에 있길래 봤는데 생각보다 영화가 볼 만했다.
본래 공포물을 혼자서 보는 게 은근 취미긴 했지만, '아랑전설'이나 '해부학교실'이나 '분홍구두?' 같은 건 보고나서 치가 떨리더만 이건 좀 괜찮다. 개신교와 무속신앙이 정면으로 나오는 것도 색다르고, 의외로 캐릭터들이 분명해서 괜찮았고. 보통 우리나라 공포영화는 누가 누군지 저------언혀 구별이 안 가서 싫다. 특히 여자주인공들이 천편일률적으로 하악하악 누 누구세요 따위 가성 비명을 지르는 데 질렸는데 이 영화에서는 별로 그러지도 않고.
그런데 영화보면서 제일 무섭다고 느낀 건 아파트 공간 자체였다. 우리 나라 아파트는 정말 무섭다니까. 제목을 '아파트'로 해도 괜찮았을 텐데.

2. '명탐정 홈즈걸의 책장'은 주인공들이 서점 직원이라길래 자세히 보지도 않고 빌렸는데, 재밌었다. 아무래도 서점 내용이라 그런 것 같다. 사실 추리물이라고 느낄 만한 트릭은 너무 약해서.
일본 서점이 매우 부러웠다. 오늘 교보 갔다왔는데 사람은 바글바글 책과 문구류는 엉망으로 떨어져있고, 주말에는 절대 서점에 가지 말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와버렸다. 자세한 리뷰를 쓰고 싶어지면 써야지.

3. '폴링엔젤'은 하드보일드와 오컬트의 결합이라는 선전문구에 혹해 빌려왔는데, 오오 하드보일드 면으로는 욕도 시원하게 잘 해주고 모처럼 재밌었다. 그런데 오컬트라면... 내가 너무 삐뚤어져서 그런지 결말이고 트릭이고 숨겨진 정체고 뭐고 하나도 충격적인 건 없던데. 영화를 본 적도 없는 것 같고. 오히려 결말을 그러고 끝내버린 게 더 충격. 아주 조금만 더 써도 되는 거 아냐?!?

4. 네모네모로직에 다시 폭 빠져서 오늘 한 권 사왔다. 서점 간 목적이 그거였다. 인터넷으로는 도저히 보고 살 수가 없어서. 거대 로직퍼즐 책도 있었는데, 두께는 3mm 밖에 안 하는게 만원이나 한다!
다음에 사야지.

5.  라미 사파리 만년필을 사겠다고 근 일주일 동안 큰소리 치다가 막상 사려고 하니까 사기가 싫어졌다. 만년필이 없는 것도 아니고, 결정적으로 실물과 웹 사진에서 색상 차이가 너무 나서. 비싼 재질은 잘 다룰 자신이 없어서 플라스틱인건 아무 불만 없는데, 색깔들이 너무 안 예쁘다. 2009년 한정색상이라는 핑크는 사진 상에서 엄청 예뻐보였는데 실제로는 좀.
처음 산 만년필을 한 달도 안 되서 잃어버리고 나서는 비싼 거 사기도 꺼려진다.
다음 주 중으로는 스트레스 받을 일이 분명 생길 테니 그 때 되면 질러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