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과 나머지
6월분 읽을 책 지름 - 대충 주저리 소감.
kauket
2010. 6. 14. 23:00
정확히는 5월 마지막날에 지른 책들이지만, 여태 본 건 '플래쉬포워드'와 '집행인의 귀향', 만화책들 밖에 없긴 하다.
'플래쉬포워드'는 재미있을 줄 알고 샀는데 ..... (내용에 대해서는 이하생략)
하여간 엄청난 자간과 여백이 유독 기억에 남는 책이었다. 드라마는 제법 인기라는데.
존 조가 나와서 볼 맘은 있지만, 저렇게 아서 클라크 마냥 우주적 스케일만 부풀려놓으면서 묘하게 일상적인 범위로 축소해서 결말을 내는 것도 재주인 듯. '내 책이 드라마로 나왔다능! 난 촬영장에도 가보고 배우들이랑 농담따먹기도 했다능!' 이런 식으로 방방 뛰는 작가 서문이 제일 재미있다. -_-;;
'플래쉬포워드'는 그냥 그랬고, 오히려 '멸종'은 책을 샀는데 사라져 있는 게 더 신경이 쓰인다. 내 책장의 SF 칸에 몇 달째 '멸종' 실종 공고를 노란 포스트잇으로 붙여놔도 가족들은 아무도 신경을 안 쓴다. 내가 없앴나? 하지만 방을 뒤집어 엎어도 책이 안 나오는데!!!
'하늘의 물레'는 책이 나왔기 때문에 존중하는 마음에서 구입. 하여간 르귄 여사님 이름을 붙이면 한없이 약해져서. 하지만 책 자체는 예전에 원서로 뒤적였던 기억이 나서, 아주아주 나중에 읽을 예정이다. 이것도 솔직히 여백이 너무 많아서 어지러워서 못 읽겠다. 책 읽는 속도가 빠른 편인데, 여백이 많으면 눈동자 움직임도 그만큼 많아지고 그럼 눈이 빨리 피곤해지고 책장을 빨리 휙휙 넘기다 보면 또 현기증나서 머리가 아프다. 출판사는 여기 이런 괴상한 독자도 있는 줄은 모르겠지. 책장이 모자라서 분권한 책은 되도록 안사는 구매자도 있다는 건 꿈에도 생각하지 않겠지. 젠장. 세로줄 책이 더 경제적인 것 같아. 난 그게 더 빠르다.
'대수학자'는 그저 재밌겠다는 생각에 서점에서 사전 답사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역자 약력을 잘못 읽었다. 책을 너무 사고 싶었던 나머지 '플레바스...'와 같은 번역자라는 부분만 쏙 빼고 머리에 저장하고 나서, 신나라 사버렸던 거였다. 역자 약력을 체크하러 일부러 서점에 간 나는 바보였어.... 내용은 역시 재밌는 모양이라, 조만간 읽을 예정. 하지만 한 달 뒤에나 읽을 수 있으면 다행이다. 이번 주부터 업무가 쏟아져서 한 달간은 제 때 퇴근 못할 것 같고.
'집행인의 귀향'은, 실물 보고 기절할 뻔 했다. 글씨는 또 왜 이렇게 커. 글씨와 행간을 줄이면 반의 반 두께도 가능하겠구먼. (아예 더 얇던가.) 열린 책들처럼 줄기차게 미니 하드커버를 만들어서 책장에 꽂을 수 없게 하는 것보다는 낫지만, 내 기준으로 저건 책이 아니다. 부록이지. 나중에 잃어버릴 것 같은 예감이...
만화책들은 중 껍데기가 없는 것들은 폐업정리하는 대여점에서 사온 것들이다. 장편만화 시리즈 같은 건 완전 질려버려서, (신간 체크 따위 절대 안하고 아는 작가도 없고) 그냥 책을 둘러보고 구입하는 원시적인 방법으로 사온 건데, 의외로 다들 재미있었다. 요즘은 단권 위주로만 사는 게 더 재미있다. 'RESET'은 온라인 게임에 대한 이야기지만 심각하게 다루고 있고, '메모리아노이즈의 유전현상'은 원작자가 카도노 코우헤이라는 건 전혀 모른 채 사고 난 뒤에 나중에 알았다. 대충 웹서핑하다보니 동일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원작 소설 시리즈도 있는 모양이다. 표지 컬러링은 매우 촌스럽지만 정작 원고는 매끈하게 잘 그리는 원화가라 꽤 재미있게 봤다. 게다가 떡밥을 마구 뿌리는 솜씨는 매우 비상해서, 역시나 세계관을 무한정 확장하는 부기팝 작가 답다. 솔직히 지나치게 늘려서 구태의연해지는 경향이 많아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같은 시리즈를 모을 생각 같은 건 없다. 헌책 사냥에서 저 정도면 성공.
맨 왼쪽 일러스트레이션이 취향. 무늬가 맘에 들어서.
오오쿠 5권에 보너스 엽서가 있는 것도 전혀 모르고 구입하고 나니, 뭔가 덤으로 들어있어서 기분이 매우 좋았다. 요즘은 책을 사면서 아무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나름 구입 리스트 작성하고 나서 산 책들이긴 하지만.
하인라인은 '프라이데이'로 완전 질려서 다시는 구입 안 할 생각이고(왠만한 대표작들은 거의 다 소장이라 새 책은 그닥 필요없다), 마이클 셰이본 책들은 소재가 맘에 들고 글을 잘쓰는 작가라 생각하지만, 왠지 전-----혀 안 읽고 싶다. 하긴, '유대인 경찰연합'의 분권과 여백에 이를 갈면서 팔아버린 탓이 크긴 하지만, 이후로 이 사람 책들은 미친 듯이 분권해서 책이 출간되니 뭐 사고 싶을 리가.
최근 책 살 때마다 소감은 글씨가 너무 크고 여백이 많다는 불평으로 수렴되는 것 같다. '로마 서브 로사' 시리즈는 그나마 적당해서 양반이던데, 어째 이름 있다는 좀 큰 출판사들이 분권과 여백에 더 열광하면서 책을 내는지 모르겠다. 덕분에 최근에 산 장르 소설 중 40%정도는 되팔게 된다. 보기에는 지* 맞은 책들이지만 이삼천원이라도 받는게 그냥 버리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하지만 헌 책 파는 것도 귀찮은 일이고...
책장이 모자란다고.
하여간 엄청난 자간과 여백이 유독 기억에 남는 책이었다. 드라마는 제법 인기라는데.
존 조가 나와서 볼 맘은 있지만, 저렇게 아서 클라크 마냥 우주적 스케일만 부풀려놓으면서 묘하게 일상적인 범위로 축소해서 결말을 내는 것도 재주인 듯. '내 책이 드라마로 나왔다능! 난 촬영장에도 가보고 배우들이랑 농담따먹기도 했다능!' 이런 식으로 방방 뛰는 작가 서문이 제일 재미있다. -_-;;
'플래쉬포워드'는 그냥 그랬고, 오히려 '멸종'은 책을 샀는데 사라져 있는 게 더 신경이 쓰인다. 내 책장의 SF 칸에 몇 달째 '멸종' 실종 공고를 노란 포스트잇으로 붙여놔도 가족들은 아무도 신경을 안 쓴다. 내가 없앴나? 하지만 방을 뒤집어 엎어도 책이 안 나오는데!!!
'하늘의 물레'는 책이 나왔기 때문에 존중하는 마음에서 구입. 하여간 르귄 여사님 이름을 붙이면 한없이 약해져서. 하지만 책 자체는 예전에 원서로 뒤적였던 기억이 나서, 아주아주 나중에 읽을 예정이다. 이것도 솔직히 여백이 너무 많아서 어지러워서 못 읽겠다. 책 읽는 속도가 빠른 편인데, 여백이 많으면 눈동자 움직임도 그만큼 많아지고 그럼 눈이 빨리 피곤해지고 책장을 빨리 휙휙 넘기다 보면 또 현기증나서 머리가 아프다. 출판사는 여기 이런 괴상한 독자도 있는 줄은 모르겠지. 책장이 모자라서 분권한 책은 되도록 안사는 구매자도 있다는 건 꿈에도 생각하지 않겠지. 젠장. 세로줄 책이 더 경제적인 것 같아. 난 그게 더 빠르다.
'대수학자'는 그저 재밌겠다는 생각에 서점에서 사전 답사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역자 약력을 잘못 읽었다. 책을 너무 사고 싶었던 나머지 '플레바스...'와 같은 번역자라는 부분만 쏙 빼고 머리에 저장하고 나서, 신나라 사버렸던 거였다. 역자 약력을 체크하러 일부러 서점에 간 나는 바보였어.... 내용은 역시 재밌는 모양이라, 조만간 읽을 예정. 하지만 한 달 뒤에나 읽을 수 있으면 다행이다. 이번 주부터 업무가 쏟아져서 한 달간은 제 때 퇴근 못할 것 같고.
'집행인의 귀향'은, 실물 보고 기절할 뻔 했다. 글씨는 또 왜 이렇게 커. 글씨와 행간을 줄이면 반의 반 두께도 가능하겠구먼. (아예 더 얇던가.) 열린 책들처럼 줄기차게 미니 하드커버를 만들어서 책장에 꽂을 수 없게 하는 것보다는 낫지만, 내 기준으로 저건 책이 아니다. 부록이지. 나중에 잃어버릴 것 같은 예감이...
만화책들은 중 껍데기가 없는 것들은 폐업정리하는 대여점에서 사온 것들이다. 장편만화 시리즈 같은 건 완전 질려버려서, (신간 체크 따위 절대 안하고 아는 작가도 없고) 그냥 책을 둘러보고 구입하는 원시적인 방법으로 사온 건데, 의외로 다들 재미있었다. 요즘은 단권 위주로만 사는 게 더 재미있다. 'RESET'은 온라인 게임에 대한 이야기지만 심각하게 다루고 있고, '메모리아노이즈의 유전현상'은 원작자가 카도노 코우헤이라는 건 전혀 모른 채 사고 난 뒤에 나중에 알았다. 대충 웹서핑하다보니 동일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원작 소설 시리즈도 있는 모양이다. 표지 컬러링은 매우 촌스럽지만 정작 원고는 매끈하게 잘 그리는 원화가라 꽤 재미있게 봤다. 게다가 떡밥을 마구 뿌리는 솜씨는 매우 비상해서, 역시나 세계관을 무한정 확장하는 부기팝 작가 답다. 솔직히 지나치게 늘려서 구태의연해지는 경향이 많아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같은 시리즈를 모을 생각 같은 건 없다. 헌책 사냥에서 저 정도면 성공.
하인라인은 '프라이데이'로 완전 질려서 다시는 구입 안 할 생각이고(왠만한 대표작들은 거의 다 소장이라 새 책은 그닥 필요없다), 마이클 셰이본 책들은 소재가 맘에 들고 글을 잘쓰는 작가라 생각하지만, 왠지 전-----혀 안 읽고 싶다. 하긴, '유대인 경찰연합'의 분권과 여백에 이를 갈면서 팔아버린 탓이 크긴 하지만, 이후로 이 사람 책들은 미친 듯이 분권해서 책이 출간되니 뭐 사고 싶을 리가.
최근 책 살 때마다 소감은 글씨가 너무 크고 여백이 많다는 불평으로 수렴되는 것 같다. '로마 서브 로사' 시리즈는 그나마 적당해서 양반이던데, 어째 이름 있다는 좀 큰 출판사들이 분권과 여백에 더 열광하면서 책을 내는지 모르겠다. 덕분에 최근에 산 장르 소설 중 40%정도는 되팔게 된다. 보기에는 지* 맞은 책들이지만 이삼천원이라도 받는게 그냥 버리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하지만 헌 책 파는 것도 귀찮은 일이고...
책장이 모자란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