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 피어스, 라파엘로의 유혹 / 티치아노 미스터리 / 서해문집
추리,스릴러2008. 9. 10. 17:20
이언 피어스 지음, 송신화 옮김 / 서해문집
나의 점수 : ★★★★
Good!
동생이 도서관에서 빌려와서 보게된 책.
라파엘로라면 르네상스 시대에 예쁘게 그린 아기 예수나 아기천사들, 성모상으로 유명한 화가로 알고 있었는데
(필요한 도판 외에는 그닥 관심이 없는) 도대체 무슨 내용일까 궁금해하면서 재밌다길래 기대만빵으로 읽었다.
예전에 '퍼플라인'을 워낙 데면데면하게 봐서, '진주귀고리를 한 소녀'외에 다시는 이런 책 안 읽을 거라 결심했었는데 이거 의외로 '아주' 재밌다.
이언 피어스의 '핑거포스트'도 읽다가 나가 떨어졌지만, 이 미술사 시리즈는 길이도 유머도 장르 소설물로 적당하다.
미술품 수사 전담반 보탄도 반장과, 스스로 경찰이 아니라 연구원이라 주장하지만 행동은 전혀 안 그런 플라비아와, 만티니에 대한 논문을 쓰다가 엉겁결에 라파엘로를 둘러싼 복잡한 사건에 휘말린 영국인 아가일이 주인공이다.
아가일이 이 작품에서 처음 등장하고, '티치아노 미스터리'에서도 한 역할을 한다. 순서대로 읽는 게 더 재미있다.
보탄도 반장이 늘 부서 예산이 짤릴까봐 이탈리아 관료사회에서 처절하게 머리를 굴리는 장면이나, 플라비아나 아가일의 반응들은 엉뚱하지만 적당히 지적이며 사건을 잘 이끌어간다. 옛날옛적 르네상스 시대 인물들이 안 나오므로 어설픈 역사 소설보다는 훨신 더 흥미롭고 와 닿는다.
장점이자 단점이라면 번역. 티치아노를 읽고 나서 깨달은 건데, 라파엘로 쪽이 더 경쾌하고 번역 자체가 재미있다.
하지만 중간에 프랑스인 경찰(...직급에 둔해서 까먹었음) 이름이 '재닛'이라 번역된 건 상당히 잘못된 것 같다. 프랑스어는 본래 맨 끝 자음이 발음 안되는게 정석 아닌가? 실제로 '티치아노' 편에서는 '자네'로 번역이 되어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같은 인물인지 모르고 지나갈 수도 있을 듯.
이언 피어스 지음, 오숙은 옮김 / 서해문집
나의 점수 : ★★★★
>.<
'티치아노 위원회'가 원 제목인 것 같다. 실제로 책 날개에는 '티치아노 위원회'라는 제목이 있지만 실제로 번역된 책 제목은 '미스터리'가 붙으니... 책들은 재미있는데 편집부에서 좀 왓다갔다 하는 모양. 위에서 지적한 번역 문제도 그렇고, 통일이 안 되어 있다.
티치아노 그림을 분류하는 외국인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 교수 한명이 수수께끼의 죽음을 맞이하면서 베네치아로 파견된 플라비아와, 부서의 존속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보탄도 반장의 싸움은 여전히 계속된다.
(그러고 보니 보탄도는 미스터리를 푸는게 아니라 늘 예산 가지고 아웅다웅하고 있다)
엉겁결에 아가일도 얽혀서 플라비아와 함께 다니는데... 보탄도 아저씨는 둘 사이의 연애를 적극 지지하지만 정작 둘은 별 일이 없다. 상당히 재미있는 콤비다.
사건 자체는 살인 사건이 줄을 잇기 때문에 '라파엘로' 보다는 자극적이지만, 좀 딱딱한 번역 탓인지 전편보다 재미있지는 않다. 그래도 소설 자체가 상당히 흥미롭기 때문에 읽을 만 하다.
나머지 미술사 시리즈와 '핑거포스트'도 찾아 읽을까 고민 중이다. 오랫만에 재미있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