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L 본 , 하루하루가 세상의 종말 / 황금가지(밀리언셀러클럽)
Horror2010. 3. 19. 09:48
J.L 본 지음, 김지현 옮김 / 황금가지
제목이 맘에 들어서 냉큼 읽으려고 집어왔다. 대충 좀비물이라는 걸 알고 별 생각없이 읽기 시작했는데, 처음에 서문자리에 있는 다른 작가(?)의 추천사가 매우 재미있었다. 그래서 알게 된 새로운 사실 3가지.
1. 외국에는 좀비 장르(?)팬들이 만든 커뮤니티 같은 게 되게 많구나.
2. 팬질하다가 직접 창작하는 일이 많구나.
3. 이 작품은 인터넷 연재했던 거구나!
옛날 통신시절 말고는 '온라인상에서 연재하는 소설'이라는 걸 진지하게 읽어본 기억이 없어서, 요즘 외국에서도 인터넷 소설들이 출간되는 걸 보면 신기하기 짝이 없다. 우리 나라에도 없는 건 아닌데 그 쪽은 읽기를 그만둔지 오래인지라.
저 친절한 추천사가 본문 앞에 있기 때문에, 정작 책을 읽는데는 좀 방해가 되었다.
주인공이 뭔가 일이 터졌나보다 하고 열심히 준비할 때, 그 '뭔 일'이 좀비 발생이라는 걸 알고 보기 사작하니 정작 그 과정을 읽으면서 긴장하기 보다는 '이 주인공 좀 천잰데? 어떻게 집에 태양열 발전기를 놔뒀었고 어떻게 알고 사전에 전투식량과 총알을 사지?'하는 생각이 먼저 들어버리는 거였다. 그냥 판타지라 치고, 좀비물이라는 걸 독자도 알고 연재하던 작가도 알고 우리 모두 알고 있으니 빨리 넘어가버리는 센스는 좀 괜찮았다. 그냥 주인공은 설정이려니 하고 읽기 시작하니까 좀 재밌어져서 훌훌 다 읽어버렸다. 불만이라면 여전히, 너무 짧아! 정도.
일기식으로 되어있어서 연재했을 때는 되게 재밌었겠다... 하는 생각도 들었고. 본래 이런 건 연재로 야금야금 읽어야 제 맛인데.
하긴 뒤마도 소설들은 다 연재했다지...
그나저나 좀비를 다룬 책을 읽은 건 '세계대전Z' 뿐이고 이게 두 번째였다. 생각해보니 '좀비'라고 된 걸 접한 건 게임에서뿐이었고, 영화는 좀 봤고, 더 생각해보면 영화는 지치지도 않고 나온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많은 것 같다.
좀비물들을 사람들이 좋아하는 건 '도시 생활의 공포' 때문이지싶다. 어느 날 갑자기 사람들이 급속도로 죽어넘어지면서 전기도 끊기도 물도 안 나오고 마트에는 물건들이 들어오는 대신 썩어간다면, 하는 너무나 복잡해진 현대사회가 멈춰버리는 거에 대한 공포심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게다가 얼굴도 잘 모르는 이웃사람들부터 심지어는 가족까지 타인이 된 것 처럼, 아니면 사람도 아닌 괴물이 된 것 처럼 낯설어 진다는 대인공포도 더해져서, 사람들이 전율하는 그런 것들이 다 모인 장르가 되어버린 것 같다. 문제라면 그걸 재밌어 한다는 걸까. 근데 또 재밌긴 하다.
기예르모 델 토로, 척 호건 / 스트레인 1,2
Horror2009. 12. 25. 20:35
아이디어와 줄거리만 제공하고 척 호건이 쓴 형태인 것 같다. 책 날개에 있는 정보라던가 출판사 홍보자료같은 건 별로 보고 싶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소설은 대형 여객기 한 대에 탑승한 승객들과 조종사들이 죽은 듯이 조용한 채로 미쿡 공항에 착륙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굳이 말 안해도 과거 드라큘라가 그랬듯이 조용히 관을 실은 채로 뱀파이어가 도착해서 승객들을 다 해치웠다는 건 다 알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독자들은. 소설은, 그 사건에 휘말리는 여러 주인공들을 영화에서 화면이 바뀌듯 다이나믹하게 시점을 바꿔가며 묘사하고 있다. 일단 번역본을 읽고 있긴 하지만, 헐리우드식 스릴러물을 그럴 듯하게 써낸 작가의 필력은 좋다. 내용이 너무 헐리우드 영화스러워서 오히려 문제였지.
캐릭터들도 꽤 재미있는 편이지만, 다들 기예르모 감독 영화에 나올 것 같은 그런 그럴싸한 디테일로 포장해 정형화되어있기 때문에 읽기가 괴로웠다. 이 쪽 장르를 꽤 좋아해서 많이 읽었고(뱀파이어물이건 좀비물이건) 영화도 조금 보았고 WOD 기반 뱀파이어 게임은 모조리 해본 입장으로서는, 앞으로 전개가 너무나 눈에 선해서 그게 괴로웠던 거다. 더구나 책 날개 앞쪽에 매우 닭살 돋는 스포일러 대사만 뽑아서 박아주었기 때문에 반전이고 극적인 클라이맥스고 뭐고 없다.
그것 말고는, 상당히 흥미롭게 보았던 것도 사실이다. 특히 뱀파이어에 대한 묘사는 기예르모 감독의 '블레이드2'를 그냥 연상하고 보면 그대로일뿐만 아니라 소설에서만 가능한 묘사가 더해졌기 때문에 고어한 호러물로는 무리가 없다. 읽다 보면 인간 주인공들만큼 뱀파이어들 비중이 높은 것처럼 느껴진다.
여러 등장 인물 시점에서 소설을 서술했기 때문에 영화적인 연출로는 훌륭하겠지만, 전체적인 얼개가 어설퍼지는 게 가장 큰 단점이다. 다 읽고 나면 이런 생각 밖에 안 드니까 말이다. '또 To be continued냐!!!!' 매트릭스 2만큼 배신 때리는 건 아니지만, 이건 뭐 뱀파이어 전쟁 대하 서사시의 서론격 밖에 안 되는 이야기 아닌가. 뭐, 후속작이 나온다면 속는 셈 치고 또 보겠지만 말이다. 올해 읽은 뱀파이어물 중에서는 그나마 이게 제일 빨리 잘 읽혔다고.
덧1. 키보드를 역시 바꿔야지 작심삼일 리뷰 올리기를 실천할 수 있을 듯.
덧2. 그러고보니, '이미 죽다'를 중고에 올리고 팔린 시간이 거의 내가 책을 사서 읽어치운 시간과 맞먹었던 기억이 나는 것 같다. 이것도 나름 기록이네.
덧3. '뉴문'을 읽다가 책을 '정말로' 침대 위에 집어던지고 당장 돌려준 건, 비밀이다. 이것도 내 돈 주고 샀으면 당장 공공재로 환원했을 텐데, 이미 그렇다는 게 좀 안타까웠다. 친한 사람한테 안 빌린 게 천만 다행이었다. 휴. 지금도 가슴이 벌렁거린다.
클라이브 바커, 피의 책 / 끌림
Horror2009. 2. 9. 13:49
책 자체는 재밌다는 걸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예전에 번역되어 나온 거 그대로 표지만 바꿔서 냈자나. 그것도 영화 포스터.
2000년도 7월에 발간된 책의 정체는 아래와 같다.
2000년도 7월에 발간된 책의 정체는 아래와 같다.
클라이브 바커 지음, 정은지 도희정 옮김 / 씨엔씨미디어
부제는 무려 '한밤의 식육열차'라는 것. 2008년 여름에 영화가 개봉되니까 다시 낸 것 같은데, 출판사 소개를 봐도 마치 이번에 처음으로 엄선해서 책을 낸 양 써냈지만 사실은 재탕이라는 걸 쏙 빼놓고 있다.
.... 영화가 나왔다길래 난 '피의 책' 시리즈가 완역이 되는 가보다 기뻐하면서 읽기 시작했는데 여전히 1,2권 짜집기였다. 배신감에 떨면서 책을 던져버릴까 했지만 역시 앉아서 끝까지 읽어버렸다. 여전히 강렬하고 무서우면서 흡입력이 강한 이야기들로 가득차있다. 굉장하다. 예전에 다 읽었는데 왜 또 무서워하면서 읽는 건지 스스로 창피할 지경이다. 별이 적은 건 재발간이었으니까 배신감을 표현하는 의미에서. 사실은 별5개 줘도 될 듯.
그리고 불평 하나 더.
부제는 무려 '한밤의 식육열차'라는 것. 2008년 여름에 영화가 개봉되니까 다시 낸 것 같은데, 출판사 소개를 봐도 마치 이번에 처음으로 엄선해서 책을 낸 양 써냈지만 사실은 재탕이라는 걸 쏙 빼놓고 있다.
.... 영화가 나왔다길래 난 '피의 책' 시리즈가 완역이 되는 가보다 기뻐하면서 읽기 시작했는데 여전히 1,2권 짜집기였다. 배신감에 떨면서 책을 던져버릴까 했지만 역시 앉아서 끝까지 읽어버렸다. 여전히 강렬하고 무서우면서 흡입력이 강한 이야기들로 가득차있다. 굉장하다. 예전에 다 읽었는데 왜 또 무서워하면서 읽는 건지 스스로 창피할 지경이다. 별이 적은 건 재발간이었으니까 배신감을 표현하는 의미에서. 사실은 별5개 줘도 될 듯.
그리고 불평 하나 더.
모두가 피의 책이다. 어디를 펼치든 모두 붉다.
이 문구를 난 원서로 봤을 때, 영어로 된 것을 처음 본 것 같다. 아니면 2000년에 번역서를 봤을 때 신경을 안 썼던가. 이번에 출간된 피의 책에는 이게 떠억하니 처음에 박혀있는데.... 저 번역이 좀 그렇다.
"Everybody is a book of blood; wherever we're opened, we're red."
— Clive Barker
미묘하게 느낌이 다른 것 같은데? 일단 모두라는게 모든 인간이라는 게 좀 더 분명하다. 그리고 결정적인 것은 'wherever We're opened.' 우리 말이 영어수동태에 상당히 오염된 상태인데 저 번역은 상큼하게 애매모호한 능동표현이다. 수동표현이 더 오싹하다는 건 두말할 필요없다. 굳이 몸이 '열려지기를' 원하는 인간은 별로 없을 테니. 직역을 하자면 말이다. 번역하기가 상당히 어렵긴 할 테지만, 무서운 느낌이 줄어든 건 불만. 물론 나보고 하라면 못한다.
원서와 번역되어 나온 것 비교.
'요괴 렉스' 라고 예전에 '한반의 식육열차'와 함께 나온 책에 조금 더 번역이 되어 있다.
Volume One
The Book of Blood - 피의 책
The Midnight Meat Train - 미드나잇 미트 트레인 (한밤의 식육열차)
The Yattering and Jack - 야터링과 잭
Pig Blood Blues - 피그 블러드 블루스
Sex, Death and Starshine - 섹스, 죽음 그리고 별빛
In the Hills, the Cities - 언덕에, 두 도시
Volume Two
Dread - 드레드
Hell's Event
Jacqueline Ess: Her Will And Testament
The Skins of the Fathers
New Murders in the Rue Morgue
Volume Three
Son of Celluloid
Rawhead Rex
Confessions of a (Pornographer's) Shroud
Scape-Goats
Human Remains - 스케이프 고트
— Clive Barker
미묘하게 느낌이 다른 것 같은데? 일단 모두라는게 모든 인간이라는 게 좀 더 분명하다. 그리고 결정적인 것은 'wherever We're opened.' 우리 말이 영어수동태에 상당히 오염된 상태인데 저 번역은 상큼하게 애매모호한 능동표현이다. 수동표현이 더 오싹하다는 건 두말할 필요없다. 굳이 몸이 '열려지기를' 원하는 인간은 별로 없을 테니. 직역을 하자면 말이다. 번역하기가 상당히 어렵긴 할 테지만, 무서운 느낌이 줄어든 건 불만. 물론 나보고 하라면 못한다.
원서와 번역되어 나온 것 비교.
'요괴 렉스' 라고 예전에 '한반의 식육열차'와 함께 나온 책에 조금 더 번역이 되어 있다.
Volume One
The Book of Blood - 피의 책
The Midnight Meat Train - 미드나잇 미트 트레인 (한밤의 식육열차)
The Yattering and Jack - 야터링과 잭
Pig Blood Blues - 피그 블러드 블루스
Sex, Death and Starshine - 섹스, 죽음 그리고 별빛
In the Hills, the Cities - 언덕에, 두 도시
Volume Two
Dread - 드레드
Hell's Event
Jacqueline Ess: Her Will And Testament
The Skins of the Fathers
New Murders in the Rue Morgue
Volume Three
Son of Celluloid
Rawhead Rex
Confessions of a (Pornographer's) Shroud
Scape-Goats
Human Remains - 스케이프 고트
교코쿠 나츠히코, 광골의 꿈 /손안의 책
Horror2007. 8. 25. 18:20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김소연 옮김 / 손안의책(사철나무)
나의 점수 : ★★★
오로지 4총사의 만담을 위하여.
일단 공포 소설 쪽에 올린 이유는....
'망량의 상자'에서도 그랬지만 이 작가는 괴담쪽 성격이 무지 강하다. 일본의 괴담들을 하나하나 소설 소재로 잡고 쓰는 데다가, 추리소설이라지만 범인을 찾는 과정이... 개인적으로는 우습다고 생각한다. 교고쿠도가 전부 모아놓고 장황하게 종교와 기타 오컬트를 섞어서 설명하는 엔딩이 괜찮지 않다. 그 주제에 관한 작가의 의견을 피력하는 거겠지만, 정작 범인 찾기는 뒷전이라던가, 방법이 매우 정교한 트릭이나 왠지 심리적으로 황당무계한 얘기라 읽는 사람 쪽에서는 이게 현실적으로 말이 되는 거여? 라는 의구심이 팍팍 들기 마련이다. 그런 생각 안 드는 사람은 김전일! 이라고 외쳐주고 싶은데....
'광골의 꿈' 에서도 마찬가지다. 제목에서도 느낌이 오지만, 이 소설의 주된 줄거리는, 한 여자가 예전에 목을 베어 죽인 남편이 자꾸 살아돌아온다는 꿈을 꾼다(아니면 망상)는 황당한 괴담을 둘러싸고 바닷가에서 발견된 해골이라던가, 광신종교집단에서 집단 자살 사건이라던가, 뭐 기타 등등 이야기를 쓰고 있다. 하기사 예쁜 유부녀가 기모노를 입고와서 예전에 죽인 남편을 계속 죽이고 있다고 고백하는 장면은 어딘가 음침하면서 에로틱한 것이, 으음, 어딘가 뒤틀려있다.
그런 면에서 분위기를 타는 공포 소설 쪽으로는 좋다.
그리고 음침한 환상소설가와, 대책없는 사립탐정과, 정의감에 불타는 무뚝뚝한 형사, 그리고 괴인 교고쿠도씨가 모이면 맨날 만담이다. 사실 그 부분이 제일 재밌다.
조 힐, 하트 모양 상자 / 비채
Horror2007. 8. 20. 17:48
조 힐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나의 점수 : ★★
사실은 표지가 예뻐서.
그리고 유령을 판매한다는 카피가 맘에 들어서 구입했다.
그러나 읽고보니 여전히 물리적인 서양유령은 여전하누나.
그리고 의외로 이거, 로드무비다. 애인과 함께 찡하게 미국 도로를 달릴 줄은 미처 짐작 못했어, 주다스 씨.
좀 더 고스풍인 줄 알았는데 귀여운 애인아가씨만 고스족이고, 실상은 남부 아가씨였다.
아아,' 도시탐험가들'을 살 걸.
p.s. 라이프 로그를 쓰다보니 나쁜 점이 있다... 목록이 너무 길어져서 보기가 좋지 않다.
그런데 이번 주말에만 읽은 책이 저거보다 더 많으니 다 넣기도 힘들고. 무협지는 거의 5권 단위로 읽어대는 바람에 일일이 쓰기도 귀찮고. 8월 한 때겠지만.
게다가 요즘 소설들은 왜 이렇게 짧은 거야? 흥흥.
George R. R. Martin, Fevre Dream /Bantam
Horror2007. 1. 24. 23:01
일단 별점 평가를 준다면, 무조건 별 4개 반! 을 주겠다. (별 반쪽이 모자란 이유는 나레이션으로 때운 후반 막바지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기 위함이다.)
소설은 1857년 혹독한 겨울 이후, 강이 얼어붙어 증기선을 거의 다 잃고 파산지경에 이른 증기선 사장 Abner Marsh가 부유한 사업가한테서 동업 제의를 받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_^ 책 뒤표지를 참고합니다~) Joshua York는 Marsh가 새로운 증기선을 짓는 돈을 전부 대주는 대신 자신도 같은 권리를 지닌 선장이 되겠다고 한다. Marsh(이하 선장)는 미시시피에서 가장 빠르고 아름답고 거대한 증기선을 건조하고, 이름을 Fevre Dream이라 짓는다. 그리고 Joshua (귀찮으니 조슈아로 통일)는 자신만의 독단적인 결정과 밤에만 활동하는 이상한 습관에 선장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조건을 처음부터 내걸고, 미시시피 강을 오가면서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책 뒤표지의 출판사 광고는 휠씬 더 선정적인 단어들로 가득 차 있지만, 다 읽어본 결과 비슷하긴 한데 좀 다르다.. 물론 표지에 있는 저 벗은 여인도 믿으면 안된다. 이 소설은 철저하게 남성들의 우정과 사랑(?)을 다룬 소설이다. 저런 장면 자체가 소설 내에 등장하지도 않는데다가, 가장 비슷한게 고작 선장님을 유혹하려고 소설 내 최고 미인이 잠깐 스트립을 시도하는 정도. 표지에 속으면 안된다.
처음부터 정신나간 뱀파이어인 Julian이 등장해서 피를 뿌려대고, 조슈아의 이상한 습관을 요즘 독자들이 보면 정체를 모르는 편이 더 이상하다. 물론 선장은 모르고 있었으니 점점 긴장도는 높아지지만, 뻔한 것 같은 이런 줄거리를 몰입하게 만드는 작가의 재주는 그야말로 대단하다. 잘못하면 파워풀한 뱀파이어 소설에서 곁다리 조연으로 빠지기 쉬운 '처음부터 상황을 모르고 뱀파이어를 믿지도 않던 보통 사람'인 Marsh 선장의 캐릭터가, 이 소설에서 가장 흥미진진하다는 건 개인적인 감흥일지도 모르지만, 단연코 이 소설의 주인공은 선장님이시다. 크고 뚱뚱하고 조금이라도 잘생기거나 멋진 부분이 있다고 하면 본인도 그건 아니라고 할 정도로 투박하고 못생겼지만, 자신이 모는 증기선에 자부심을 가지고 애정을 쏟으며 끝까지 한결같은 태도를 유지하는 고집쟁이 선장은... 정말 멋있다. 말투도 투박하고 (뱀파이어들이 상당히 유창하게 쏼라거리는 거랑은 비교되는 말투다) 생각은 느리지만 뭐하나 빼먹는 일이 없는 꾸준함과 행동력은 그야말로 최고.
또 한 명의 주인공인 Joshua는 뭐, The Pale King 으로 묘사될 정도로 하얀 색과 회색으로 색을 맞추는 점잖은 뱀파이어다. (본인은 뱀파이어란 용어를 싫어한단다. 흠.) 색 묘사에 따른 캐릭터 이미지가 강한 것이 George R. R. Martin의 강점이니 상상하며 읽으면 재미있다. 참고로 선장은 크고 뚱뚱한 붉은 색을 포인트로 넣고 네이비색 선장 모자와 코트를 연상하면 될듯 하다. 걍 투박하지만, 나중에 선장이 조슈아와 같은 색으로 맞춘 하얀 선장코트를 입고 혼자 거울을 보며 이것저것 생각하는 부분에서는 눈물이 날 뻔했다. 이상한 데 민감해진다니까. 아, 이야기가 다른 데로 빠졌다.
조슈아 이 인간(?)에 대해 묘사하면 전부 다 스포일러가 되니까 자세한 얘기는 하지 않겠지만, 뭐, 괜찮은 캐릭터다. 인간과 같이 살아보려고 온갖 노력을 다 하는 상당히 고결한 캐릭터에 실행력도 만만치 않다는 거, 너무 점잖다는 건 좀 아쉬운 부분. 거기다 선장님한테 정직하게 굴지 않는 것은 용서가 좀 안된다.
악당역 Julian. 너무 오래 살아서 살인의 타성에 젖은 괴물 뱀파이어다. 주로 검은 색, 그리고 검붉은 색이 어울리는 잘생긴 놈. 웃음소리가 음악적이고 매끈한 연설솜씨는 괜찮지만, 좀 전형적이다. 뭐, 주인공들에게 대항하는 나쁜 놈이라는 것이 좀 중요하다보니 진정한 보스 캐릭터인 줄리안의 캐릭터 묘사가 빈약한 것 같다. 본래 복잡할 건 없는 악당 캐릭터지만, 과거라던가 사이코 액션의 동기 같은 건 좀 더 써주어도 괜찮았을 텐데, 얼음과 불의 노래 한 권 정도 분량이면 좀 덧나나.
Sour Tipton Billy. Julian의 하수인인 인간이며, 언젠가 Julian처럼 강하고 잔인하고 아름다워져서 불멸을 누릴 것을 꿈꾸면서 그를 섬기고 있다. 비열하고 잔인하고 수완좋은 악당. '아아 빌리, 너 없이 내가 뭘 할 수 있었을까?'가 Julian이 빌리를 칭찬과 동시에 비웃는 멘트. 이 말 한마디면 사우어 빌리는 뭐든지 한다. 그런데 실제로 줄리안 당신, 빌리가 없었으면 진작에 죽었어..
대립역은 저렇게 2:2로(조슈아& 마쉬 선장, 줄리안&사우어 빌리) 나머지 매력적인 조연들이 등장하지만 주인공들의 인종 분포가 저 모양이다 보니 살아남기가 좀 힘든 게 탈이다. 생존률이 극히 낮다고 보면 되겠다.
뱀파이어들끼리 힘을 겨루는 게 눈싸움이라는 게 이 소설의 포인트. 장풍이나 눈에서 빔을 뿜지 않는 게 다행이다. (등장인물들의 치사율이 좀 적어지지 않는가. 영화로 만들면 웃기겠지만.) 나머지 사건들이 어떻게 흘러가는 지는 읽어보면서 즐길 수 있다. 이 정도 크기의 트레이드판 책을 원서로 하루 안에 다 읽다니, 무리였지만(다음 날 눈 아파서 고생) 그만큼 흡인력이 대단했다.
<책표지 모음!>
증기선이 매우 소박하게 나온 표지. 아마존 밀림이라도 탐험하는 듯한 분위기.
이것도 얼핏 보기에는 평범하다. 어느나라 말일까?
조금 고딕풍으로 나간 버전. 근데 이거의 정체는 모르겠다.
책표지치고는 아티스트를 많이 강조했는 걸. 분위기는 가장 드라마틱함. 금색으로 예쁘기도 하고.
그래픽 노블인듯. 아아, 이 분위기는 아냐. 용서할 수 없어.
기본적으로 줄리안은 탐미주의자란 말이다!
책표지치고는 아티스트를 많이 강조했는 걸. 분위기는 가장 드라마틱함. 금색으로 예쁘기도 하고.
기본적으로 줄리안은 탐미주의자란 말이다!
스티븐 킹, 스켈레톤 크루(단편집 상)권 /황금가지
Horror2006. 11. 9. 16:45
전에 읽었던 하권의 앞 권.
상당히 길어 중편정도로 보이는 '안개' 라는 작품이 들어있고, 짤막한 얘기들이 조금 있다.
그 중에 무모한 대학생이 호수가에 맨몸으로 헤엄치러 갔다가 뗏목 위에서 괴생물체한테 하나씩 당하는 얘기는, 전에도 인상깊게 봤던 얘기였고 다시 읽어도 참 무섭다.
'안개'는....
영화로 나오면 딱 맞을 것 같은 그런 이야기였다. 어느 조그만 마을(? 미국지리는 잘 모르니까)에 정체불명인 정부 실험인 '애로우헤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어느 폭풍 치는 날 알수없는 안개와 괴생물체가 사람들을 학살하고 다니고 우연히 대형 마트에 갇힌 사람들이 처절하게 살아남으려는 이야기이다. 피튀기는 학살과 생존기는 그렇다 치더라도, 저 놈의 애로우헤드 프로젝트가 뭔지 참 궁금하다. 러브크래프트 소설을 읽고 감명받은 정신나간 사람들이 다른 차원의 괴물들을 끌어들인다는 황당한 실험일 수도 있다. 군대가 얽혀있다고 하면 어떻게 된 건지 더더욱 궁금한데, 일반인은 절대 알 수 없는 프로젝트였다. 그래서 소설에도 안 나온다. 헬보이가 등장하는 나치실험 같은 종류일지 또 아나, 뭐.
'원숭이 인형'이 등장하는 단편도 예전에 읽었던 것.
인형 이미지 자체는 아주 맘에 들지만(정물화가 저절로 그려지는 구도 아닌가) 얘기 자체는 미국적.
상당히 길어 중편정도로 보이는 '안개' 라는 작품이 들어있고, 짤막한 얘기들이 조금 있다.
그 중에 무모한 대학생이 호수가에 맨몸으로 헤엄치러 갔다가 뗏목 위에서 괴생물체한테 하나씩 당하는 얘기는, 전에도 인상깊게 봤던 얘기였고 다시 읽어도 참 무섭다.
'안개'는....
영화로 나오면 딱 맞을 것 같은 그런 이야기였다. 어느 조그만 마을(? 미국지리는 잘 모르니까)에 정체불명인 정부 실험인 '애로우헤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어느 폭풍 치는 날 알수없는 안개와 괴생물체가 사람들을 학살하고 다니고 우연히 대형 마트에 갇힌 사람들이 처절하게 살아남으려는 이야기이다. 피튀기는 학살과 생존기는 그렇다 치더라도, 저 놈의 애로우헤드 프로젝트가 뭔지 참 궁금하다. 러브크래프트 소설을 읽고 감명받은 정신나간 사람들이 다른 차원의 괴물들을 끌어들인다는 황당한 실험일 수도 있다. 군대가 얽혀있다고 하면 어떻게 된 건지 더더욱 궁금한데, 일반인은 절대 알 수 없는 프로젝트였다. 그래서 소설에도 안 나온다. 헬보이가 등장하는 나치실험 같은 종류일지 또 아나, 뭐.
'원숭이 인형'이 등장하는 단편도 예전에 읽었던 것.
인형 이미지 자체는 아주 맘에 들지만(정물화가 저절로 그려지는 구도 아닌가) 얘기 자체는 미국적.
스티븐 킹, 스켈레톤 크루(단편집 하) /황금가지
Horror2006. 9. 20. 10:32
상권이 없었다. (울적)
신들의 워드프로세서 : 예전에 읽음
악수하지 않는 남자 : 예전에 읽음
비치월드 : ....SF 인지도.
사신의 이미지 : 예전에 읽음
노나 : 괜찮았다.
오웬을 위하여 : 시는 취향 아님
서바이버 타입 : 예전에 여러 번 읽은 것.
오토 삼촌의 트럭 : 괜찮았음.
우유배달부1, 2 : 1편은 읽었던 거, 2편은 아예 안 읽었음.
할머니 : 예전에 읽음
고무탄환의 발라드 : Good.
리치 : 괜찮았다.
신들의 워드프로세서 : 예전에 읽음
악수하지 않는 남자 : 예전에 읽음
비치월드 : ....SF 인지도.
사신의 이미지 : 예전에 읽음
노나 : 괜찮았다.
오웬을 위하여 : 시는 취향 아님
서바이버 타입 : 예전에 여러 번 읽은 것.
오토 삼촌의 트럭 : 괜찮았음.
우유배달부1, 2 : 1편은 읽었던 거, 2편은 아예 안 읽었음.
할머니 : 예전에 읽음
고무탄환의 발라드 : Good.
리치 : 괜찮았다.
샬레인 해리스, 어두워지면 일어나라 Dead until dark /열린책들
Horror2006. 9. 11. 20:42
예전에 내 레이더망에 안 걸렸던 책이었는데, 서점에 가서 발견했다.
표지와 소재(...뱀파이어)를 보자마자 사고 싶어서 냉큼 온라인 주문.
( *현문고에서 발견했지만 **같은 서비스에 진저리가 나서 왠간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그 서점에서는 살 생각이 없다. 여기서 왠간한 일이란 온라인 절판, 제목이 도저히 기억이 안 나서 직접 가서 확인해야할 때, 짜잘한 잡지 등을 살 때 등이다.)
12시경에 들었다가 결국 새벽 2시까지 읽고 자야했다. 그만큼 가볍고 쑥쑥 읽히는 데다가, 그냥 놔두면 좀 궁금하게끔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야기는 텔레파시 능력이 있는 웨이트리스 수키와 뱀파이어 빌의 연애담이 주를 이룬다. 로맨스에 한없이 가까워서 좀 거부감이 들긴 하지만, 뱀파이어 소설은 대충 다 야하다. 본래 그렇게 생겨먹은 걸 어떡하나. 그래도 물론,
로렐 K. 해밀턴에 비하면 훠얼씬 아기자기해서 아동 소설 수준이다.
(여기서 나쁜 얘기 살짝 : "해밀턴 소설은요, 나중에 가면 여자 주인공이 시리즈에 나오는 멋진 남자들은 다 꿰어차고 돌아가면서 응응한다구요~ 13권정도까지 가면 질려버릴 정도에요~ 물론 이 글을 쓴 사람은 13권 서두만 슬쩍 보고 쓰는 거랍니다. 지겨워서 앞에 10권은 못 보겠고, 13권 처음에는 애니타의 침대상대로 등장하는 애들 이름이 다 나오거든요~ 대충 8명이 넘던가.." 우히히.)
뒷권 구입할 것을 진지하게 고려 중. 애니타 블레이크 시리즈처럼 22권까지 나온 것도 아니니, 부담도 덜하다.
표지와 소재(...뱀파이어)를 보자마자 사고 싶어서 냉큼 온라인 주문.
( *현문고에서 발견했지만 **같은 서비스에 진저리가 나서 왠간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그 서점에서는 살 생각이 없다. 여기서 왠간한 일이란 온라인 절판, 제목이 도저히 기억이 안 나서 직접 가서 확인해야할 때, 짜잘한 잡지 등을 살 때 등이다.)
12시경에 들었다가 결국 새벽 2시까지 읽고 자야했다. 그만큼 가볍고 쑥쑥 읽히는 데다가, 그냥 놔두면 좀 궁금하게끔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야기는 텔레파시 능력이 있는 웨이트리스 수키와 뱀파이어 빌의 연애담이 주를 이룬다. 로맨스에 한없이 가까워서 좀 거부감이 들긴 하지만, 뱀파이어 소설은 대충 다 야하다. 본래 그렇게 생겨먹은 걸 어떡하나. 그래도 물론,
로렐 K. 해밀턴에 비하면 훠얼씬 아기자기해서 아동 소설 수준이다.
(여기서 나쁜 얘기 살짝 : "해밀턴 소설은요, 나중에 가면 여자 주인공이 시리즈에 나오는 멋진 남자들은 다 꿰어차고 돌아가면서 응응한다구요~ 13권정도까지 가면 질려버릴 정도에요~ 물론 이 글을 쓴 사람은 13권 서두만 슬쩍 보고 쓰는 거랍니다. 지겨워서 앞에 10권은 못 보겠고, 13권 처음에는 애니타의 침대상대로 등장하는 애들 이름이 다 나오거든요~ 대충 8명이 넘던가.." 우히히.)
뒷권 구입할 것을 진지하게 고려 중. 애니타 블레이크 시리즈처럼 22권까지 나온 것도 아니니, 부담도 덜하다.
야마다 유우스케, 베이비 메일 /이가서
Horror2006. 8. 20. 21:52
일단 출판사 서평:
2003년 출간되자마자 판매부수 100만 부를 돌파하고 베스트셀러에 등극한 일본 호러소설『베이비 메일 (@ベイビ?メ?ル)』이 《이가서》에서 출간되었다. 현재 영화로 만들어져 상영되고 있는 이 책은 최근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작가 야마다 유우스케의 작품이다. 야마다 유우스케는 스무 살에 첫 작품인 『리얼한 술래잡기』로 등단,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 후 『베이비 메일』을 통해 더욱 그 입지를 굳혔다. 주로 기괴한 현상에서 나타나는 인간의 공포를 소설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저자는 기발한 발상과 스피디한 글의 전개로 젊은 세대를 열광시키고 있....? 뭐?
읽고 난 후 소감은
oTL ...... (이게 8,900원이나 한단 말가. 빌려보길 잘했지... 의 축약형태)
심심해서 찾아본 교보문고 정보는 나를 더 절망하게 만들었다.
《지은이》 - 야마다 유우스케
1981년 6월 8일 생.
2001년 도시형 호러소설 『리얼한 술래잡기』로 데뷔. 젊은 계층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문단에서 주목 받고 있다.‘앞으로도 괴기 현상에서 포착되는 인간의 공포를 그린 소설을 쓰고 싶다’고 말하는 그는 최근 일본에서 가장 기대하는 젊은 작가이다.
나보다 어리잖아. 휴우, 젋은 나이에 비해(?) 글발은 좋다만, 이런 건 한 권짜리 장편소설이랍시고 책으로 내는 게 아니란다. 그냥 나중에 노블렛 분량으로 다른 작품이랑 모아서 내는 게 책값도 절약되고, 내용도 알차보이고, 적당히 근사한 선집처럼 보일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나?
특히나 마지막 장면은 많이 본 듯한데, 샌드킹이 훨씬 더 무섭다.
별로 독창적이지도, 무섭지도 않고, 공포의 근원지인 여인네 시체를 찾는 과정도 헐렁하기 짝이 없다.
내 여름을 진정 이런 공포소설로 때우고 말다니, 나 자신한테 화가 나고 있다.
정말이지, George R.R. Martin 'Fevre Dream' 큰맘먹고 주문하길 잘했다. 아껴가면서 읽고 있는 중.
2003년 출간되자마자 판매부수 100만 부를 돌파하고 베스트셀러에 등극한 일본 호러소설『베이비 메일 (@ベイビ?メ?ル)』이 《이가서》에서 출간되었다. 현재 영화로 만들어져 상영되고 있는 이 책은 최근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작가 야마다 유우스케의 작품이다. 야마다 유우스케는 스무 살에 첫 작품인 『리얼한 술래잡기』로 등단,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 후 『베이비 메일』을 통해 더욱 그 입지를 굳혔다. 주로 기괴한 현상에서 나타나는 인간의 공포를 소설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저자는 기발한 발상과 스피디한 글의 전개로 젊은 세대를 열광시키고 있....? 뭐?
읽고 난 후 소감은
oTL ...... (이게 8,900원이나 한단 말가. 빌려보길 잘했지... 의 축약형태)
심심해서 찾아본 교보문고 정보는 나를 더 절망하게 만들었다.
《지은이》 - 야마다 유우스케
1981년 6월 8일 생.
2001년 도시형 호러소설 『리얼한 술래잡기』로 데뷔. 젊은 계층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문단에서 주목 받고 있다.‘앞으로도 괴기 현상에서 포착되는 인간의 공포를 그린 소설을 쓰고 싶다’고 말하는 그는 최근 일본에서 가장 기대하는 젊은 작가이다.
나보다 어리잖아. 휴우, 젋은 나이에 비해(?) 글발은 좋다만, 이런 건 한 권짜리 장편소설이랍시고 책으로 내는 게 아니란다. 그냥 나중에 노블렛 분량으로 다른 작품이랑 모아서 내는 게 책값도 절약되고, 내용도 알차보이고, 적당히 근사한 선집처럼 보일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나?
특히나 마지막 장면은 많이 본 듯한데, 샌드킹이 훨씬 더 무섭다.
별로 독창적이지도, 무섭지도 않고, 공포의 근원지인 여인네 시체를 찾는 과정도 헐렁하기 짝이 없다.
내 여름을 진정 이런 공포소설로 때우고 말다니, 나 자신한테 화가 나고 있다.
정말이지, George R.R. Martin 'Fevre Dream' 큰맘먹고 주문하길 잘했다. 아껴가면서 읽고 있는 중.
로렐 K. 해밀턴, 달콤한 죄악(Guilty pleasures) /황금가지
Horror2006. 5. 20. 10:08
뱀파이어 헌터 애니타 블레이크 시리즈 첫 권.
뒤에 있는 작가 후기(PB말고 하드커버판인가, 트레이드판인가 내놓을 때 쓴 거라고 한다.)를 읽다보니 고생고생해서 나온 시리즈라는 게 가슴에 꽂힌다.
동생님 왈 잘나가는 대중소설은 앞에 몇 페이지만 보면 책을 파악할 수 있더라고 했다.
처음을 읽다보면 뒷부분이 어떤 분위기로 나갈 지 대충 파악이 되긴한다.
키는 작지만 얼굴은 예쁘장하고 다리는 근육질인 터프한 레이디 애니타 블레이크가 생고생하면서 나쁜 괴물들을 잡는다는 줄거리로 주~욱 나가고 있다. 물론 잘생긴 마스터 뱀파이어와, 3권쯤 가서 성격이 비교적 좋은 알파 늑대인간과 얽혀서 뭐 왔다갔다 하는 로맨스(?)도 포함.
소감 첫번째.
아무리 여주인공이라지만(그리고 터프하다지만) 어차피 맨날 괴물(내지는 괴물 같은 인간)과 얽히면서 자기 좋다는 뱀파이어를 마다할 이유가 있는 지 모르겠다. 그냥 자존심 문제잖아. 특별히 뱀파이어라는 이유만으로 싫어하는 것 같지도 않더만.
소감 두번째.
번역은 걍 괜찮은 수준인데 용어들을 못 알아먹겠다. 좀비로 부활시키는 '소환술사'라는 용어자체가 애매한 건 사실이다. Summoner를 소재로 한 소설이나 게임도 꽤 있으니, 소환사라 쓰면 뭔가 불공평하다. 'Necromancer'를 우리말로 번역할 만한 용어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숱한 게임들과 비슷한 판타지에서 '소환술사'라던가 '흑마법사' 라던가, '주술사'(이걸로 번역하는 비중도 만만치 않은 듯) 등으로 번역되곤 한다. 네크로맨서가 시체를 언데드로 생명력을 불어넣어 자기 수하로 부리는 만큼 '시체술사'라는 말도 본 듯하다. 애니타를 'Animator'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것도 우리말로 옮기기엔 애매하기는 마찬가지다. 본 책에서는 애니타가 근무하는 회사를 그냥 '애니메이터스'라 번역해놓은 걸 볼 수 있다.
(...그런데 왜 난 애니마터스로 읽고나서 'U?' 라고 생각했을까? 다시 찾아봐야겠다.)
뒤에 가면 그냥 '네크로맨서'라 써놓은 부분도 있고, 애니타를 '애티나'로 잘못 쓴 것도 있다.
엽기 파티는 또 뭔가. 원 용어가 심히 궁금하다. 변태 파티를 그냥 유행어에 갔다 붙인 거 아냐?
소감 세번째.
애니타 1인칭 시점으로 소설이 전개되는 게 심히 불편하다. 사건들 자체도 드라마처럼 짤막짤막하게 터져나오기 때문에, 신경써서 읽지 않으면 얘네들이 대체 뭐하는 거야~ 라고 궁금해지게 된다. 전형적인 대중소설까지 신경써서 읽기 싫다.
....2권은 어머니께서 가져가시고, 3권은 졸려서 결말만 읽었다. 나중에 다시 읽을란다. 원서나 구해볼까.
2006.5.22 추가;
'소환사'의 정체는 Animator인 듯하다. 2권 후반쯤에 네크로맨서와 소환사(?)의 개념을 분리해 쓰는 것을 볼 수 있다.
근데, 너무 신경쓰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괜히 머리만 아팠는데, 나중 권 보고 뒤집어지는 줄 알았음.
'Wereleopard는 귀한 편이다. 고양이과는 구냥 물린다고 전염되지는 않는다. 쥐인간과 늑대인간처럼 긁히기만해도 전염되는 라이칸스로피와는 다르다. 왜 그런지 모르지만 그냥 그렇다.'
기억을 되살린 의역인데, 대충 비슷하다. 이런 내용인건 맞다.
....작가가 건성인거 티나잖아!
뒤에 있는 작가 후기(PB말고 하드커버판인가, 트레이드판인가 내놓을 때 쓴 거라고 한다.)를 읽다보니 고생고생해서 나온 시리즈라는 게 가슴에 꽂힌다.
동생님 왈 잘나가는 대중소설은 앞에 몇 페이지만 보면 책을 파악할 수 있더라고 했다.
처음을 읽다보면 뒷부분이 어떤 분위기로 나갈 지 대충 파악이 되긴한다.
키는 작지만 얼굴은 예쁘장하고 다리는 근육질인 터프한 레이디 애니타 블레이크가 생고생하면서 나쁜 괴물들을 잡는다는 줄거리로 주~욱 나가고 있다. 물론 잘생긴 마스터 뱀파이어와, 3권쯤 가서 성격이 비교적 좋은 알파 늑대인간과 얽혀서 뭐 왔다갔다 하는 로맨스(?)도 포함.
소감 첫번째.
아무리 여주인공이라지만(그리고 터프하다지만) 어차피 맨날 괴물(내지는 괴물 같은 인간)과 얽히면서 자기 좋다는 뱀파이어를 마다할 이유가 있는 지 모르겠다. 그냥 자존심 문제잖아. 특별히 뱀파이어라는 이유만으로 싫어하는 것 같지도 않더만.
소감 두번째.
번역은 걍 괜찮은 수준인데 용어들을 못 알아먹겠다. 좀비로 부활시키는 '소환술사'라는 용어자체가 애매한 건 사실이다. Summoner를 소재로 한 소설이나 게임도 꽤 있으니, 소환사라 쓰면 뭔가 불공평하다. 'Necromancer'를 우리말로 번역할 만한 용어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숱한 게임들과 비슷한 판타지에서 '소환술사'라던가 '흑마법사' 라던가, '주술사'(이걸로 번역하는 비중도 만만치 않은 듯) 등으로 번역되곤 한다. 네크로맨서가 시체를 언데드로 생명력을 불어넣어 자기 수하로 부리는 만큼 '시체술사'라는 말도 본 듯하다. 애니타를 'Animator'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것도 우리말로 옮기기엔 애매하기는 마찬가지다. 본 책에서는 애니타가 근무하는 회사를 그냥 '애니메이터스'라 번역해놓은 걸 볼 수 있다.
(...그런데 왜 난 애니마터스로 읽고나서 'U?' 라고 생각했을까? 다시 찾아봐야겠다.)
뒤에 가면 그냥 '네크로맨서'라 써놓은 부분도 있고, 애니타를 '애티나'로 잘못 쓴 것도 있다.
엽기 파티는 또 뭔가. 원 용어가 심히 궁금하다. 변태 파티를 그냥 유행어에 갔다 붙인 거 아냐?
소감 세번째.
애니타 1인칭 시점으로 소설이 전개되는 게 심히 불편하다. 사건들 자체도 드라마처럼 짤막짤막하게 터져나오기 때문에, 신경써서 읽지 않으면 얘네들이 대체 뭐하는 거야~ 라고 궁금해지게 된다. 전형적인 대중소설까지 신경써서 읽기 싫다.
....2권은 어머니께서 가져가시고, 3권은 졸려서 결말만 읽었다. 나중에 다시 읽을란다. 원서나 구해볼까.
2006.5.22 추가;
'소환사'의 정체는 Animator인 듯하다. 2권 후반쯤에 네크로맨서와 소환사(?)의 개념을 분리해 쓰는 것을 볼 수 있다.
근데, 너무 신경쓰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괜히 머리만 아팠는데, 나중 권 보고 뒤집어지는 줄 알았음.
'Wereleopard는 귀한 편이다. 고양이과는 구냥 물린다고 전염되지는 않는다. 쥐인간과 늑대인간처럼 긁히기만해도 전염되는 라이칸스로피와는 다르다. 왜 그런지 모르지만 그냥 그렇다.'
기억을 되살린 의역인데, 대충 비슷하다. 이런 내용인건 맞다.
....작가가 건성인거 티나잖아!
스티븐 킹, 옥수수밭의 아이들 외 /황금가지
Horror2006. 4. 24. 22:17

스티븐 킹 전집 중에서, 유일하게 한권짜리(단편집)여서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마침 코핀댄서 1, 2을 빌리려고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안 읽은게 꽤 있는 것 같아서 골라왔는데, 확실히 안 본 것들도 있어서 재미있었다.
특히 스티븐 킹의 서문이 걸작이다. 공포소설을 많이 읽어보거나 앞으로 볼 사람은 꼭 읽어볼만하다. ^_^
스티븐 킹, 마르지 않는 샘 같은 작가
서문
예루살렘 롯 : 왠지 러브크래프트 삘이 나는 단편이었다. 이 예루살렘즈 롯은 또 나중에 등장한다... 어느 게 더 먼저인지는 모르겠지만, 살렘즈 롯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궁금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러브크래프트 패러디 같은 느낌이지만, 스티븐 킹 특유의 미국식 정서는,....좀 웃긴다. 음하핫. '벌레의 미스테리'가 네크로노미콘 뺨치는 금서라고 해도, 정원사 가이드북 같은 것인줄 알았다니 과연.
철야 근무 : 쥐. 위어랫 같은게 나오나 했는데, 꼭 그렇지는 않다.
밤의 파도 : 왠지 SF같은 암울한 분위기.
나는 통로이다 : 잘 기억 안난다. 제목과 내용이 매치가 잘 안된다...
맹글러 : 기계가 의식을 갖고 사람을 먹는다면...같은 얘기지만 역시 스티븐 킹답게 부두교적인 요소를 넣어놓았다. 이봐...라고 하고 싶어짐. 나중에는 일본식 귀신도 나오는 거야? 응?
부기맨 : 결말이 이해가 안감. 번역이 이상한건가, 내 이해력이 딸리는 건가. '마스크' 가 뜻하는 게 뭔지 궁금하다.
회색 물질 : 교훈. 음주는 삼갑시다. 외계생물이 서식할 수도 있으니.
전장 : 어허.... 뭐였을까? 언뜻 제목만 봐서는 내용이 생각안난다. 아, 장난감 병사들이 나오는 거였던가.
트럭 : 예전에 무수히 봤던 것. 영화도 나왔다는데..
가끔 그들이 돌아온다 : 악마 부르는 게 요점인가?
딸기봄 : 다른 제목으로 번역된 단편을 봤던 것 같다. 아아, 기억이 나질 않는다. (우훗)
벼랑 : ??
정원사 : 이것도 예전에 봤던 것.
금연 주식회사 : 유명한 단편이다.
나는 네가 원하는 것을 알고 있다 : 이번엔 진짜 네크로노미콘이었을 지도. 로맨스에 가깝다.
옥수수 밭의 아이들 : 전형적인 미국식 공포물이다. 김전일이 일본 외딴 산골공동체에 가서 편협한 미신과 연쇄살인마가 뒤범벅되는게 연상된다.
사다리의 마지막 단 : 왠지 서정적인 소품. 공포물이라 할수는 없을 듯.
꽃을 사랑한 남자 : 너무 추상적이라 재미가 덜하다.
도로를 위해 한잔 : 기억이 안 난다.
방 안의 여인 : 왠지 슬픈 얘기인 듯.
해설: 스티븐 킹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 그냥 읽으면 되지 머. 공포소설에서 느낄만한 건, 스티븐 킹이 왠만한 건 다 서문에 써놓았다.
오노 후유미, 악몽이 깃든 집 상
오노 후유미, 악몽이 깃든 집 하
오노 후유미, 십이국기 2권
에릭 라슨, 화이트 시티 (The Devil)
간만에 읽으니 다들 재미있었다.
에릭 라슨 책을 읽고 다시 콜린 윌슨을 뒤지니 역시나 머제트는 다루고 있었지만, 세세한 부분은 조금 달랐다. 시간이 지나면서 증거를 재해석해 새로운 가설이 나왔다거나, 번역자들이 이름 발음을 조금 다르게 번역한 부분도 있는 것 같고. 하지만 '내니-나니'는 아무래도 Nanny가 아닌가 싶은데. 요즘은 'Nanny' 란 단어만 보면 헬보이가 "oh, nanny squad" 라 말한 대사가 생각나서 큰일이다. 머리스타일은 당근 취향이 아니었지만, 헬보이 코믹북은 취향 그 자체였다. 영화도 아기자기해서 좋았고.....
...이렇게 삼천포로 빠지면 한이 없다니까......-_-;
오노 후유미, 악몽이 깃든 집 하
오노 후유미, 십이국기 2권
에릭 라슨, 화이트 시티 (The Devil)
간만에 읽으니 다들 재미있었다.
에릭 라슨 책을 읽고 다시 콜린 윌슨을 뒤지니 역시나 머제트는 다루고 있었지만, 세세한 부분은 조금 달랐다. 시간이 지나면서 증거를 재해석해 새로운 가설이 나왔다거나, 번역자들이 이름 발음을 조금 다르게 번역한 부분도 있는 것 같고. 하지만 '내니-나니'는 아무래도 Nanny가 아닌가 싶은데. 요즘은 'Nanny' 란 단어만 보면 헬보이가 "oh, nanny squad" 라 말한 대사가 생각나서 큰일이다. 머리스타일은 당근 취향이 아니었지만, 헬보이 코믹북은 취향 그 자체였다. 영화도 아기자기해서 좋았고.....
...이렇게 삼천포로 빠지면 한이 없다니까......-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