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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오브 더 북

제럴딘 브룩스 지음, 이나경 옮김 / 문학동네
나의 점수 : ★★★★★

간만에 매우 재미있는 책을 봤다. 얼핏 봤을 때는 그냥 그런 책이려니 했는데 왠 걸, 오랫만에 한 책에 푹 빠져서 봤다. 요즘은 집중해서 보기가 어려운데, 물건이다.

보다보면 분명히 너무 극적인 상황이 계속 벌어지는게 공중파 드라마처럼 느껴지지만, 그에 못지 않게 다양한 장면과 배경과 사람들이 번갈아 등장하는 것이 화려해서 즐겁다. 액자 구조 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지루하지도 않고. 오히려 아코디언북과 비슷한 구조인 것 같다. 

게다가 주인공이 고문서 보존 전문가에다, 사서와 박물관 관장이니 곤충 연구가니 하는 사람들이 잔뜩 나온다. 소재가 딱 취향 작렬이니 뭐 말할 것도 없고. 전문가들이 너무 많이 등장해서 나중에는 부러워지기까지 했다. 그렇구나, 외국에서는 벌레 파편(?)만 연구하면서 평생을 보낸다도 해도 고용해주는 연구소가 있구나. 

화려한 채식이 있는 유대인 기도서는 [사라예보 하가다]는  실제로 존재하는 책이라고 한다. 당시에 등장했을 때는 너무 파격적이어서 미술사와 미술 교과서 내용이 바뀌었을 정도라고.

하필이면 사라예보에서 무슬림들이 찾아내어 보관했던 역사적 사실이나, 피부가 검은 무어인 여인이 유대인 가정에서 함께 식탁에 앉아있는 화려한 그림에 대한 묘사는 현실이 소설보다 기구하다는 걸 실감하게 해준다. 나머지 이야기들은 모두 픽션이지만.
 
번역하기에 조금 곤란한 제목이었겠지만 그대로 쓴 출판사는 역시 통이 큰 듯. 표지도 그냥 준수하고.... 꼭 소장하고 싶은 책이다.
다음 달 책 구입 리스트에 올려놔야겠다. (이번 달은 이미 초과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