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sticLibrary

 어쩌면 좋단 말이가. 하루 만에 3권을 다 읽어버리고 말았다.

2권을 교보에서 가져가는 바람에 (파본이니 다시 주문하라는데!!) 크흑, 2권이 없어서 못 읽겠다 이러면서 뒹굴거리다 결국 3권을 집어드는 범죄를 저지르고 말았다.  그리고 일요일 내내 뒹굴거리면서 잘 읽어버렸음.

3권은 당연히 결말권. (3부작으로 끝내곤 하는 서양 환타지가 참 착해서 좋다.)

이 삼부작에서는 한권에 한명꼴로 주인공 일행 중 조연급이 죽어나간다. 아무도 안 죽으면 싱거우니까 처치하는 것처럼 느껴진달까.
그래서, 3권에서 누가 죽었는지는 공공연한 비밀.

결말이 좀 급작스럽다. 작가 특징인가 싶다.
1권에서 비교적 균형맞게 진행되는 여정이, 3권에서는 꼬이고 뒤틀리고 대폭 줄어서 별로 여행이라는 실감이 안 난다. 작가가 조금 지겨웠는지도 모르겠다. 덕분에 Hunter가 삐지는 것과 다미엔의 궁상이 확 줄어서 재미가 덜하다.

조금 재밌었던 장면.

: Jaggonath에서 다미엔이 하숙집 지하실 키를 헌터에게 건네주는 장면.

... 읽다가 뒤집어져서 웃느라 죽는 줄 알았다. 이제 집 열쇠도 주는 거니, 다미엔? 더군다나 집세도 자기가 다 내고!!

: Karil의 신전에 가서 다미엔이 혼자 창피해 죽으려고 하는 장면. 그렇게 궁상 떨 거면 그냥 확 나오지 그랬어...
결국 GT가 더 신경 쓰였던 모양이다. 우흐흐.

: 다미엔이 헌터에게 혼자 목적지까지 새로 변신해서 날아갈 수 있다고 지적하는 장면.
... 그러면 다미엔 홀로 적한테 쫓기게 놔두구 얼씨구나 날아갈 줄 알았던 것도 아니다. 결국 헌터의 맘을 떠보는 다미엔... 그렇게 둘 사이가 불안했나보다. 여기서도 한 번 (비)웃으면서 뒹굴어줌.

읽을만한 장면.

: 뭐니뭐니해도 마지막 챕터. 불타는 숲에서 전직 프리스트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슬그머니 혼자 웃고 있는 지 확인해봐야한다.

: Shaitan 화산 근처로 데몬들이 모두 모이는 장면. 모이는 지 특별한 설명이 없다는 것만 빼면, 나름 나레이션과 묘사가 괜찮다. 하지만, 정말 후편을 낼 생각은 아니겠지. 작가가 나중을 위해 슬쩍 전개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 처럼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