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sticLibrary

 지난 번에 이베이에서 한꺼번에 지른 뉴베리 수상작/Honor 책더미에 들어있던 책.

 번역이 최근에 나온 건 알고 있었지만, 옛날 책이었다. (동생이 말해줘서 겨우 알았다.)

 하지만 전혀 그런 느낌이 안 드는 깔끔하고 즐거운 소설.

 미국 시골에서 가장 작은 돼지로 태어난 Wilbur가 Fern이라는 소녀가 구해준 뒤, 농장막사에서 인생을 경험하는 이야기이다. Fern 이 나오는 게 처음부터 쇼킹. 예전같으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봤을건데, 나이 들어서 보니 이게 또 다르다. 태어날 때부터 작은 게 마땅히 죽어야할 이유는 아니라고 울부짖는 딸한테 그 돼지를 키우라고 주는 부모라던가.
(정의감에 불타 생명을 구했다고 했던듯) '태어난지 석달밖에 안 되었는데 벌써 인생이 지루해!' 하면서 외로워 하는 돼지새끼 윌버라던가. @.@

 하나같이 귀여운 동화책 주인공 같이 굴면서도, 제법 인생에 달관한 듯한 한마디씩을 쏟아붓고 있다.

 그런 주제에 문체는 어딘가 담담하고 냉정한 데가 있어서, 어린이책 작가들은 대단하구나.... 하고 감탄했다.

 동생이 읽고 나서 울거라고 했는데, 정말 울 뻔했다! (근데 밖에서 읽고 있었다구.)

 윌버만한 인생을 누리며 살 수 있다면(물론 치열하게 살아남은 결과지만) 정말 행복할 둣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