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노 가즈아키, 그레이브 디거 / 황금가지
추리,스릴러2007. 11. 29. 14:32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전새롬 옮김 / 황금가지
나의 점수 : ★★★★
뜻밖에 재밌는(하지만 좀 황당한) 소품?
'13계단' 의 작가 다카노 가즈아키( 아 일본 작가 이름는 쓰기가 힘들어용) 작품. '13계단'을 매우 재밌게 읽었기 때문에 이것도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으나...
처음에 왠지 이리저리 걸리는 느낌이었다. 시랍이 되어서 곱게 보관된 시체라던가! 시체가 사라졌다거나! 뭐 이런 건 괜찮다. 그런데 현대 일본에, 왠 흰색+은색 가면을 쓴 중세 마녀심문관(대충 이단 심문관 정도 되려나...)이 등장하는 건데? 일본에 그런 게 등장하면 해외 토픽에 나와야지. 소설은 매우 진지하기 때문에 (장황한 역사 설명을 위한 역사과 교수나 도서관 순례는 필수라 치고) 그런가 보다 하지만, 역시 서양 중세 이단심문관 가면을 쓰고 까만 망토를 뒤집어쓴 채 사람들을 눈에 보이지 않는 불로 태워죽인다는 설정을 보다보면...
범인이 특촬물을 너무 많이 본게야, 쯧쯧.
이런 생각을 하게 되고 말았다. 어이, 범인씨, 지금 네가 정의의 사도 수퍼 히어로냐구.
그걸 제외하면 실제 주인공인 소악당 - 험악한 얼굴 때문에 어쩔수 없이(?) 깡패의 길을 걷고 있으나 착한 일을 좀 해보려고 골수기증을 하려다가 주머니에 든 돈만 가지고 사방팔방 쫓기는 이 사람은, 그야말로 멋진 캐릭터였다. 재밌다. 게다가 이 사람 묘하게 머리가 잘 돌아가는 데다가 몸을 굴리는 일이라면 몸을 아끼지 않는다. 액션물의 기본이 되어있다.
뜬금 없는 수퍼 히어로를 무시한다면, 꽤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