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sticLibrary

원서만 이틀째 지르고 있다.


1. 일단 발단은 책장 정리 였다. 드디어 맘에 안드는 책은 팔아버린다는 엄청난 짓을 실천하면서 책장을 조금씩 비우는 중인데, 이미 넘치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빼내도 별로 변한 건 없다. 하여간 그러다가 '바로크 사이클'1 권을 없애겠다고 결심했다.
어차피 안 읽고 있는 SF 목록 1순위이며 번역 때문에 학을 떼고 보지 않는 책이니 팔아버린다고 한 것 까지는 좋은데, 닐 스티븐슨은 좋단 말이다. 그래서 원서나 사야지~ 하면서 온라인을 뒤지기 시작했으나 요즘 환율 때문에 좀 별로였다.

동생이 오프라인 서점에 가면 의외로 옛날 가격에 팔 수도 있고 서* 에 헌책방도 있으니 한 번 가보라고 충고했다.
그래서 바로 어제 갔는데...

서* 문고 재활용 책들이라는 U-Books 코너의 원서는 저절로 욕이 나오는 가격에 헌 책을 팔고 있었다. 언제부터 6.99$짜리 페이퍼북 (그것도 소설)이 정가가 12,000원이 되었는데? (이명박 정부부터인가?)

아무리 그래도 지금 환율을  1,350원으로 계산해도 9,000원 넘는 정도거든요. 캐시 라익스 책을 한 권 집어서 갔는데 판매대 직원 대응도 왠지 어이없었으므로 계산대에 두고 나와버렸다. 책등에 줄이 좍좍 가서 갈라진 6.99$짜리 헌. 책. 을 6,000원에 팔면 좋다고 넙죽 사갈 줄 알았나보다. 나 원참.


하여간 그래서 조금 열받은 상태로 교보로 직행했다. 외서 코너에 가니 없네? 분명히 바로크 사이클이 번역된 이후 원서도 여러 서점에 꽂혀있는 걸 봤는데 없다. 좀 보다가 뒤돌아 나오는데 그런 팻말이 있는 것이었다.

'SF와 Fantasy 원서를 30% 할인' 해서 판다는 뭐 그런 코너.

2. 스타트렉과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와 스타워즈 소설들이 잔뜩 깔려있었다.(....WOW 소설을 영어로 봐야한다니 OMG)

스타워즈는 좋아하지만, 청소년용이나 만화책 처럼 보이는 시리즈는 좀 안 좋아해서 패스.
스타트렉 시리즈도 왠지 취향에 안 맞는 것들만 있었다. 연대순으로는 못 챙겨보지만, 스타트렉 소설은 꽤 잘 보는 편이다.
(적어도 집에 있는 건 다 읽었음) 그런데 요즘 나온 것들은 못 따라가겠다.

24시와 CSI 소설도 정말 많이 들여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어머나.

반대쪽 코너에 떠억하니 바로크 사이클 3권이 있었다. 속으로 매우 좋아하며 다 집어버렸다. 원서를 찾으러 모처럼 오프라인 서점에 가길 잘했다. *현문고 헌책가격에 새 책인데 어찌 좋지 않을 수가... (아, 그래도 환율이 이 모양이니 예전 생각하면 본전이려나.)



좀 구른 흔적이 있지만, 보통 서점에 진열된 페이퍼북 상태는 그닥 좋지 않으므로 저 정도면 훌륭하다. 신나게 사와서 과연 읽을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책장에 얹어버렸다.

3.  같이 진열되어 있던 소설들의 정체를 알고 싶어 어제부터 검색을 시작했다.



표지가 예뻐서 좋아했지만, 아마존 평이 그닥 좋지 않다. 굉장히 평이한 소설인 모양이다. 그리고 시골 소년이 상경했는데 사실은 예언의 아이라던가 숨겨진 왕족 내지는 대마법사의 혈통이라던가 하는 줄거리는 너무 많이 봐서.

Wheel of Time 시리즈로도 충분하다고. 벨가리아드 시리즈도 재밌게 잘 봤으니까, 괜찮은 시리즈 두 개를 주구장창 읽었으므로 더 자신을 고문할 이유는 없다고 보고, 구입은 포기했다. 사실 이 두권을 세트로 구입하면 거의 12,000원 정도라 영어독해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기에는 가격대 성능비가 훌륭한 편이다. 하지만 저 줄거리는 용서가 안된다.  


표지 일러스트레이션이 너무 멋있어서 엄청 혹했던 책이다. 살까말까 망설이다가.. 너무 가격을 세게 책정해놔서 그냥 두고 왔다.
대충 한 권에 12,000원 넘게 붙여놓았다. 이건 그나마 7.99$라 서* 문고보다는 아주 조금 나은 수준. 그리고 30% 할인해주기 때문에 커버 가능한 수준이다. 참고로 매우 두껍고 조금 커보인다. 두께는 Wheel of Times 시리즈 정도?  표지가 수려해서 WoT 만큼 부담스럽지는 않다. 표지 사진만 붙여놓으니 무슨 게임 포스터 같다. 다시 봐도 멋있네..

책 뒤표지에 적혀있는 소개로는, 왕위싸움에서 밀려난 왕자가 다시 자기 자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데 그 수단이 바로 죽은자를 부활시켜 좀비군단을 만드는 네크로맨시... 가 아니라 그 비슷한 내용이었다.

이것도 뭐랄까 위에 있는 책과 비슷한 이유로 결국 손에서 놓았다. 어디 사는 어느 왕자가 네크로맨서여서 좀비 해골 유령 군단을 끌고 성을 점령하는 내용은 많이 궁금하지도 않고(그럼 4% 네크로맨시 증가 오벨리스크를 세우고 해골군단 2만 정도로 본성을 쓸어버리는 거임? ) , 그 내용으로 두 권이나 쓴 것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아마존에서도 너무 길다는 평이 좀 있던 듯. 줄거리 자체가 너무 단순해....

 참고로 아마존에서 저 '순진한 메이지' 편을 검색하면 저 4권이 쫘악 뜬다. 같은 작가는 절대 아니다. 덕분에 뜬금없이 검색하는 수고는 줄였다. 교보문고 외서 책임자분이 아무래도 아마존에서 보고 줄줄이 주문한 듯 하다.

3. Terry Goodkind 판타지가 잔뜩 있었지만, 이건 좀 아니다. 왜 서점마다 이렇게 많이 깔려 있을까?

4. 엔더의 게임과 어스시의 마법사, 톨킨의 호빗 같은게 새책으로 널려있었다. 대체 이것도 몇권이나 사 놓은 걸까? 오픈한지 얼마 안 되는 영업점에 쌓일 정도면.



5. 결국 오늘 가서 구입한 책은 이것들.

사실 Fantasy 가 땡겨서 간 건데 SF를 사게 되었다. 이건 아마존 서평이 괜찮은 편이다. 에휴휴. 시리즈 4권이 있었지만 앞 두 권만 사기로 했다. (...좀 무서워져서) 이렇게 뜬금없이 낚여 살 때는 좀 신중해야... -_-; (이미 틀렸지만)
그나저나 괜찮은 퐌타지를 보고 싶은 건데, 우리나라에 번역되서 나오는 것들은 왜 다들 그 모양인지 모르겠다. '고왕국기'인가도 로도스도 전기를 연상시키는 컬러풀한  번역에 정말 읽다읽다 포기했고, 조지 R.R. 마틴 아저씨 책은 너무 분책해서 나와서 돈 아까워서 원서로 지른 지 오래고, 정말 슬프다. Fantasy를 읽다가 원서 읽는 데 재미들린 사람으로서 요즘 이런 모양새는 재미없다고.

6. Wheel of Times 시리즈가 있어서 나머지 뒷 권도 살 예정이다. 겨우 3권을 읽고 있기 때문에 뒷 권을 사는 것은 만행에 가깝지만, 있을 때 사놓지 않으면 자꾸 잊어버려서. 저 할인코너에서 WoT 4,5,6권을 묶은 세트가 25,600원 정도였던 걸로 기억하는 데 그것도 30% 할인해주고 있어서 억울함을 삼키면서 집에 왔다. 딱 거기까지 사 놨는데 이게 뭔일이다냐. 참고로 알라딘에서는 똑같은 세트가 35,690원이다.


7. 아마존 검색하다가 결국 낚여버린 퐌타지 소설이 국내에 들어와 있길래 주문했다. 이번 주 안에 오면 좋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