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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자체는 재밌다는 걸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예전에 번역되어 나온 거 그대로 표지만 바꿔서 냈자나. 그것도 영화 포스터.

2000년도 7월에 발간된 책의 정체는 아래와 같다.




클라이브 바커 지음, 정은지 도희정 옮김 / 씨엔씨미디어

부제는 무려 '한밤의 식육열차'라는 것. 2008년 여름에 영화가 개봉되니까 다시 낸 것 같은데, 출판사 소개를 봐도 마치 이번에 처음으로 엄선해서 책을 낸 양 써냈지만 사실은 재탕이라는 걸 쏙 빼놓고 있다.

.... 영화가 나왔다길래 난 '피의 책' 시리즈가 완역이 되는 가보다 기뻐하면서 읽기 시작했는데 여전히 1,2권 짜집기였다. 배신감에 떨면서 책을 던져버릴까 했지만 역시 앉아서 끝까지 읽어버렸다. 여전히 강렬하고 무서우면서 흡입력이 강한 이야기들로 가득차있다. 굉장하다. 예전에 다 읽었는데 왜 또 무서워하면서 읽는 건지 스스로 창피할 지경이다. 별이 적은 건 재발간이었으니까 배신감을 표현하는 의미에서. 사실은 별5개 줘도 될 듯.

그리고 불평 하나 더.


모두가 피의 책이다. 어디를 펼치든 모두 붉다.

이 문구를 난 원서로 봤을 때, 영어로 된 것을 처음 본 것 같다. 아니면 2000년에 번역서를 봤을 때 신경을 안 썼던가. 이번에 출간된 피의 책에는 이게 떠억하니 처음에 박혀있는데.... 저 번역이 좀 그렇다.
"Everybody is a book of blood; wherever we're opened, we're red."
Clive Barker

미묘하게 느낌이 다른 것 같은데? 일단 모두라는게 모든 인간이라는 게 좀 더 분명하다. 그리고 결정적인 것은 'wherever We're opened.' 우리 말이 영어수동태에 상당히 오염된 상태인데 저 번역은 상큼하게 애매모호한 능동표현이다. 수동표현이 더 오싹하다는 건 두말할 필요없다. 굳이 몸이 '열려지기를' 원하는 인간은 별로 없을 테니. 직역을 하자면 말이다. 번역하기가 상당히 어렵긴 할 테지만, 무서운 느낌이 줄어든 건 불만. 물론 나보고 하라면 못한다.

원서와 번역되어 나온 것 비교.

'요괴 렉스' 라고 예전에 '한반의 식육열차'와 함께 나온 책에 조금 더 번역이 되어 있다.

Volume One
The Book of Blood  - 피의 책
The Midnight Meat Train  - 미드나잇 미트 트레인 (한밤의 식육열차)
The Yattering and Jack   - 야터링과 잭
Pig Blood Blues  - 피그 블러드 블루스
Sex, Death and Starshine - 섹스, 죽음 그리고 별빛
In the Hills, the Cities  - 언덕에, 두 도시

Volume Two
Dread  - 드레드
Hell's Event
Jacqueline Ess: Her Will And Testament
The Skins of the Fathers
New Murders in the Rue Morgue

Volume Three
Son of Celluloid
Rawhead Rex
Confessions of a (Pornographer's) Shroud
Scape-Goats
Human Remains - 스케이프 고트